12년만에 감소...통장 금리 낮아 인기 시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 연합>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 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지난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2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분양시장 마저 침체된 상황에 청약통장 금리가 시중은행 적금보다 낮아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2789만 4228명으로 2021년 12월 말(2837만1714명)보다 47만7486명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청약홈에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2010년 1009만명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로도 증가세를 이어가던 가입자 수는 지난해 7월 전월 대비 1만8000명 줄어든 뒤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장 유형별로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2677만3000명에서 2638만1000명으로 39만명 줄었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2015년 이후 여러 형태 통장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했다.

청약저축은 2만5748명 줄었고 청약부금과 청약예금도 각각 8535명과 4931명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5대 광역시의 가입자 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작년 6월 530만9908명이었던 5대 광역시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작년 12월 514만7295명으로 줄었다. 서울, 인천과 경기, 기타 지역의 가입자 수 감소 폭도 2%대에 달했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611만724명이다.

집값 급등기에는 청약을 통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이 급락하자 청약 시장 자체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까지 크게 꺾인 모습이다.

또 전국 집값이 지난해 말부터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 시멘트, 철근 등 주요 건자재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청약 인기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중은행 대비 금리가 낮은 점 역시 청약통장의 장점이 떨어진 이유로 꼽힌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 후반에서 4%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6%까지 치솟았는데 당시 청약통장 금리는 2.1%에 불과해 자금난을 겪는 수요자들이 빠르게 이탈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짐에 따라 청약 시장 역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장 침체에도 선별된 입지를 갖춘 곳은 아직도 높은 가점을 갖춰야 당첨이 될 수 있다” “최근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통장 사용이 한층 신중해지고 있으나 규제가 완화와 더불어 금리가 조정될 때 까지 청약통장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