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영 산업부 기자
이금영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최근 여러 식품업체가 대체육(육류의 식감과 풍미를 모사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체육 제품의 맛은 아직 기존 육류 제품보다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다. 콩·버섯·밀 등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것도 있지만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도 있다. 비싼 가격으로 식물 성분 대체육에 비해 가성비가 좋지 못하다.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대체육은 실제 고기보다 질감과 맛이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배양육은 채식을 추구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혹평받았다.

그럼에도 건강과 환경문제, 동물 복지 등을 이유로 선택적 채식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최근 대체육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풀무원은 캔햄 ‘런천미트’의 대체육 제품인 ‘라이크(LIKE) 런천미트’를 출시하는 등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간편식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했다. 베러푸즈는 현재 현지 인력 채용 등 법인 설립 마무리 작업 중이다.

CJ제일제당도 대체 단백을 포함한 첨단기술 기반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FNT사업부문을 신설하고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 기업이 공을 들이는 부문은 맛이다.

풀무원은 라이크(LIKE) 런천미트를 출시하며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을 가공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했고 강조했으며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의 맛과 식감을 알리기 위해 수제맥주펍에서 신메뉴를 출시했다.

모두 자사 대체육이 보통의 고기 만큼 맛있다고 어필하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아직 일반 고기를 대체하기엔 아쉬운 제품들이 많다.

최근 대체육 제품 하나 구매해 먹었다. 건강한 식재료와 신기술로 유명한 식품 대기업의 제품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식물성 대체육 함박스테이크였다.

하지만 맛이 아쉬웠다. 평소 가리는 음식이 거의 없고 입맛이 예민하지도 않는데도 퍽퍽해서 먹기 어려웠다.

각종 양념이 들어가 대체육으로 개발하기 쉬운 함박스테이크임에도 맛이 기대를 저버렸고 결국 이 제품을 다시 찾지는 않았다. 지금도 냉동실의 한구석에서 하얀 얼음꽃을 지닌 채 잠들어 있다. 음식의 최고 미덕은 가치가 아니라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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