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규 산업부 기자
유덕규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코로나 엔데믹 전환과 함께 지난 3년간 힘든 시간을 보낸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의 3분기 이후 흑자전환 전망이 제기됐으나, 적자 규모를 줄이는데 그쳤을 뿐 아직까지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일본 무비자 입국과 동남아 여행길 확장 등 실적 반등 요소들이 적지 않았으나, 고금리·고유가·고환율이 발목을 잡았다. 이 같은 추세는 4분기도 이어지고 있어 턴어라운드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LCC 실적 부진 장기화에 대해선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과거 해외여행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절 LCC는 면세사업과 함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시장 주목을 받았으나 코로나라는 변수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같은 FSC(대형항공사)가 여객 수요 감소를 화물 운송 증대로 상쇄해 어느 정도 손실 만회에 성공한 것 역시 LCC의 취약한 수익구조를 여실히 보여줬다.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 펜데믹의 종식은 없을 것이라 보고 있으며, 새로운 전염병 창궐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LCC가 작금의 경영 위기를 어떻게든 넘어선다고 해도 또다시 이와 유사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쯤에서 주목해 볼 만한 항공사가 한 곳 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한 A사는 LCC 수준의 가격에 FSC의 서비스를 앞세운 고객 마케팅을 전개, 2~30대 젊은층 수요 잡기에 성공했다. 특히 이 항공사는 지난 7~8월 편도 400만 원에 달했던 미국행 티켓값을 100만원 대로 낮춰 판매하며 주목받았다.  

대형항공사 대비 규모의 한계를 가진 LCC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모두 대응하긴 어렵겠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차별화된 장점을 갖춰야 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부디 국내 LCC들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막연한 흑자전환 기대에서 벗어나 특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다시 나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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