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후 자산규모 90조 돌파
성공적 인수 후 경영권 승계 빨라질 듯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한화 자산규모는 9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당장 재계순위에 변동이 없으나, 포스코그룹과 격차는 크게 좁혀지게 된다. 

12일 업계 따르면 한화그룹이 빠르면 이번 주 중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9월 한화는 2조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을 인수키로 한 뒤, 지난달 말 실사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는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 목적으로 방산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꼽았다. 유상증자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방산 계열사들이 주축이 돼 참여한다.

재계에선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특정 사업 육성은 물론 그룹 재도약을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기준 한화 자산규모는 총 80조원으로 재계순위 7위에 올라 있다. 8위 GS(76조원) 9위 현대중공업그룹(75조원)과 차이가 크지 않는데, 대우조선(11조원) 인수를 마무리하면 자산총액이 91조원대로 급증, 하위 그룹사들과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나아가 자산총액 96조원으로 재계순위 6위에 올라 있는 포스코그룹과 격차도 5조원대로 좁힐 수 있다. 향후 포스코그룹과 순위 역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단, 한화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도 재계순위 탑5 진입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 자산규모가 121조원에 달하기 때문으로 한화가 롯데와 자산규모 격차를 메우기 위해선 두산그룹(26조원)을 통째로 사도 모자라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경영권 승계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 부회장 세대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화가 눈에 띄는 공격적 M&A(인수합병)에 자주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의 주축인 화학과 방산을 이어받게 될 김동관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측면에서 볼 때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는 분명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나, 활황세인 조선업 경기를 고려하면 그룹 전체 퀀텀 점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김동관 부회장 형제로의 경영권 승계 또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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