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中 10대 바이오기업, R&D에 12조 투입
韓 10대 바이오기업 투자는 1조5천억에 그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통합콘트롤타워 필요”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중국의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10배 수준이었다.

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시장조사업체 DataGoo(时代数据)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중국 바이오의약 산업 발전 가속화’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제약사 베이진(BeiGene)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46억위안(약 3조원)을 투자했다.

코트라는 베이진에 대해 “중국에서 바이오의약 연구개발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회사로 신약 연구개발과 상업화에 주력한다”며 “미국과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러시아, 브라질, EU 등에 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헝 루이(HENG RUI)는 84억위안(약 2조원)을, CNBG는 57억위안(약 1조679억원)을 투입했다.

코트라는 헝 루이에 대해 “이 회사의 의약품은 세계 40개국에서 팔리고 있다”며 “카렐리주맙, SHR0302 등 독자 신약을 한국과 미국 등의 제약사와 협력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2022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발명특허 100강 중 1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CNBG에 대해서는 “베이징과 창춘, 청두, 란저우, 상하이, 우한 등 여섯 곳에 바이오제품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며 “전염병 예방과 통제, 박멸용인 바이오의약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포함해 CSPC, 자이랩(ZAILAB) 등 중국 10대 바이오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12조8602억원에 달한다.

코트라는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매년 거액의 자금을 투자함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적극 나선다”며 “이에 따라 중국 바이오의약 산업의 혁신 능력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10대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는 한참 부족하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제약·바이오기업은 R&D에 총 1조5023억원을 투자했다. 중국의 10분 1 수준이다.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지난해 매출 1조9116억원을 올린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398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 전년과 똑같이 매출의 20.8%를 썼다.

종근당도 약물재창출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을 개발하면서 R&D비용이 증가했다. 지난해 1조3436억원의 매출을 올린 종근당은 연구개발비로 1635억원(12.2%)을 투자해 결과적으로 전년(11.5%)보다 비중을 확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783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매출(1조6878억원)의 10.6% 규모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지난해 R&D에 1325억원을 투자했고 GC녹십자는 1723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759억원을 투입했다.

과거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실정이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 제약·바이오단체 네 곳은 공동성명에서 “한국는 제약산업 육성과 규제가 분산돼 있고 관리주체도 부재하다”며 “부처 간 칸막이와 중복사업 등 비효율을 방지하고 연구개발, 세제 지원, 규제개선 등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설치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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