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이탈리아 음악 진수 선보여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율리아 레즈네바 <사진=한화>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율리아 레즈네바 <사진=한화>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화그룹은 자사가 주최하는 클래식 공연 브랜드 ‘한화클래식 2022’를 지난 3일과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공연은 세계적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Julia Lezhneva)와 이탈리아 최고의 바로크 앙상블 팀인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Venice Baroque Orchestra, VBO)가 참여, 비발디, 헨델, 포르포라, 그라운 등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들이 쓴 소프라노 아리아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던 2020년과 온오프라인 콘서트를 병행한 2021년을 지나 온전한 형태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무대였다. 양일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특히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의 완벽한 기교와 놀랄만한 연기, 매끄럽고 수려한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앙상블과 음색에 호평이 이어졌다.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는 바로크 성악계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엠마 커크비, 체칠리아 바르톨리, 산드린 피오 등의 계보를 잇는 음악가다.

사할린 태생의 율리아 레즈네바는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와 익숙한 배경에서 성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 관객분들의 바로크 음악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관심에 감동적”이라며 “한국에 다시 올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주영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은은하고 달콤쌉쌀한, 풋풋한 흙냄새 같은 신선함이 있었다. 프레이징 사이사이마다 묻어나오는 순진무구함의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운면서도 가식이 없었다”고 평했다.

또 “율리아 레즈네바는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노련함과 성숙한 연출력 등이 뛰어남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귀신같은 테크닉 속에 숨어있는 그녀의 최대 강점은 다름아닌 ‘호흡’이었다, 그녀의 긴 호흡은 노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음악을 만들어내고 노래가 멈춘 후에도 남은 호흡으로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을 유연하게 풀어나가는 놀라운 모습을 들려줬다. 요컨대 소리가 없는 곳에서도 노래한다. 악기로도 힘든 속주의 음표들은 그녀의 독특한 종결음과 함께 비로소 완성되고, 듣는 이들의 탄성이 여기에 얹혀지고 있었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장일범 음악평론가는 “그녀가 내뿜는 정확한 멜리즈마(한 음절의 가사에다수 음정이 주어지는 장식적 선율의 노래)는 찬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목소리가 가볍지만 묘한 무게감이 있는 것이 다른 바로크 가수들과 구별되는 매력 포인트였다. 특히 가창의 표현력과 성격 구현이 탁월해 기계적인 멜리즈마나 아크로바틱한 기교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곡에서도 성격이 확실하게 생동감이 넘쳤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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