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7개월 만에 매각 공고
건전성 지표 악화·높은 몸값 관건

KDB생명 본사 사옥<사진=KDB생명>
KDB생명 본사 사옥<사진=KDB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의 매각 절차를 공식화했다. 벌써 다섯 번째 도전이지만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어 새로운 주인 찾기는 여전히 험난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KDB생명의 매각 절차를 공식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JC파트너스와의 SPA(주식매매계약) 해제 통보 후 7개월 만이다.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지난달 13일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킥오프 미팅을 시작해 실사 등 매각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산은은 내년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같은 해 2분기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KCV 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 매각을 기본 추진한다.

산은은 지난 2020년 6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말 주식 매매계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올 4월 금융위원회가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KDB생명의 매각은 최종 불발됐다.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 시행령' 제27조 4항 2에서 부실금융기관 지정사 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은 대주주 변경승인 등 자격심사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다섯 번째 매각을 둘러싼 업계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KDB생명의 최근 실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18년부터 흑자 전환한 KDB생명은 지난해 전년(118억원) 대비 114억원 늘어난 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전년(162억원) 동기 대비 601.2% 급증한 1,1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3분기 기준 171.06%로 전분기(199.62%) 대비 28.56%p 떨어졌다.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생보업계 평균(2분기 기준 216.2%)과는 차이가 있는 편이다.

최근 생명보험 업황 악화와는 별개로 신주 유상증자까지 포함해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는 KDB생명의 높은 매각가 또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내년 생보사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확대 등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영향에 0.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급격한 자금경색 여파로 공격적인 M&A에 나서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KDB생명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도 않은만큼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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