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자 비용 전년比 39% 증가
MG·한화손보 등 중소형사 우려감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자료=나이스신용평가>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몇년 사이에 자본확충을 위해 자본증권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이자부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연기 사태처럼 이후에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경우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관련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제도 도입에 엇갈리는 보험사별 명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증권의 연간 금융비용은 8,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자본증권은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을 의미한다. 금융비용은 보험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할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액이다.

보험사들의 자본증권 금융비용은 2016년 432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까지 6년 만에 19배 늘어났다. 2017년 IFRS17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조금씩 발행 물량이 늘었고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자본증권 비중도 늘어났다.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자기자본에서 자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8.5%에서 올해 6월 기준 38.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들은 17.7%에서 39.6%까지 올라갔다.

흥국생명이 지난 2017년에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이달 초 행사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금리부담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신규 증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금리를 물어야 할 상황에 놓이자 포기한 바 있다.

한편,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보험사의 금융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KDB생명, DGB생명 등의 경우 자본증권 발행잔액이 자본금 인정한도를 초과하고 있는 회사로 꼽혔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신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별 신용위험은 차별화될 전망”이라며 “높아진 보완자본 의존도로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보험업권에 있어 양적·질적 자본확충 부담은 지속적인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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