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100% 특약 판매
“당국 권고 무시” 업계 반발

메리츠화재 본사 사옥<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본사 사옥<사진=메리츠화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금융감독원의 '유사암 납입면제' 특약 판매중단 권고에도 메리츠화재가 나홀로 '납입면제 100%'를 고수하면서 손해보험사 간 과열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사암 납입면제 100% 특약'을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해당 상품을 두고 지난 7월 금감원은 보험사들을 불러 모아 납입면제율 조정을 검토하도록 주문한 바 있다.

유사암의 경우 일반암에 비해 치료가 쉽고 완치율이 높아 금융당국은 유사암에도 100% 수준의 납입면제를 보장하는 것은 납입면제 제도의 도입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납입면제란 보험가입자가 보험료 납입기간 중 재해나 질병으로 인해 보험료를 납입하기 어려운 장해상태가 됐을 경우 보험계약은 유지하면서 보험사가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주는 혜택이다.

당시 금감원과 보험사들은 10월부터 납입면제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에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실제로 이를 이행한 반면, 메리츠화재는 계속 유지하며 논란이 생겼다. 지난달 말에도 금감원은 보험개발원 검증을 받은 납입면제 50% 방식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업계에 재차 전달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금감원 권고 사항을 따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납입면제 100% 형태 운영을 지속했다. 납입면제 50% 보험사들과 판매 실적에서 유불리가 생긴 셈이다.

손보사들은 메리츠화재의 결정에 당국의 권고를 따라 납입면제 비율을 낮추거나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들과 형평성이 깨졌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업계 불만을 감안해 금감원도 최근 메리츠화재에 유사암 100% 납입면제 보장을 축소하는 내용의 기초서류 개선을 또 다시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엔 납입면제 비중이 조정될지 주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사암 보장의 경우 최근 보험사들의 마케팅이 집중되며 자칫 보험사들 간 과열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에서 권고에 나선 것”이라며 “업계 간 암묵적인 약속을 했기 때문에 형평성을 맞추자는 의견으로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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