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1080p에서 720p로 화질 제한

<사진=트위치>
<사진=트위치>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밍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망 사용료에 따른 서비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원본 화질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한국 시청자들의 최고화질인 원본 화질을 조정해 트위치에서 제공하는 채널에서 국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변경한다. 변경은 한국 시청자에게만 적용된다.

스트리머는 최대 1080p 송출이 가능하고 외국인의 경우 1080p로 송출된 한국 스트리머 영상을 최고 화질로 시청이 가능하다.

트위치는 화질 조정의 이유에 대해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적으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 왔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이 계속 증가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위치의 이번 조치는 최근 망 사용료 문제를 놓고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CP) 간 갈등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망 사용료 계약 부당 거부·정당한 대가 지급 거부 등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 등을 두고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의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SNS를 통해 입법 반대 청원에 나섰다.

트위치는 2015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본격 활동하면서 국내 ISP '케이아이엔엑스(KINX)'를 통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트위치는 트래픽 절감을 위해 한달 간 P2P(사용자 간) 전송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화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강수를 둔 것이다.

P2P 전송은 이용자가 중앙 서버에서 데이터를 직접 내려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과 통신으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콘텐츠 공급자의 망 사용량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다. 아프리카TV는 이미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P2P 전송 기술을 도입한 상태다.

트위치 측은 P2P가 다수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실행 가능한 솔루션이기는 하나 본격 도입에는 검토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위치의 결정에 이용자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같은 날 새벽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개막되기 직전에 공지를 올렸다는 점이 반발을 샀다. 국내에서도 만명 단위로 시청자가 트위치를 통해 롤드컵을 시청해왔기에 이번 트위치의 화질 축소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한국 시청자들은 트위치가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위치가 독점하는 콘텐츠가 아니라면, 더 높은 해상도로 송출해주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 “글로벌 CP사들이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여론전에 나서면서 국내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방법밖에는 없고 트위치가 한국에서 성장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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