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매각주관사 선정 후 입찰 진행
새 회계기준 도입 등 선결 과제 산적

KDB생명 본사 사옥<사진=KDB생명>
KDB생명 본사 사옥<사진=KDB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산업은행이 21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성공하며 KDB생명 매각작업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주요 회계법인과 증권사 등으로부터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받고 있다. 이르면 내달 초 주관사를 선정과 함께 매각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KDB생명 지분을 각각 65.8%, 26.93%씩 총 92.73%를 소유하고 있다.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다시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다.

산은은 지난 2010년 6,500억원에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후보와의 가격 인식 차이 등으로 모두 좌절됐다. 지난 2020년 말에도 JC파트너스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결국 매각 완료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KDB생명의 이번 다섯 번째 매각 작업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최근 KDB생명의 매각 계획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KDB생명에 대한 시선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먼저 KDB생명의 수익성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7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3.9% 증가했으며 RBC(지급여력)비율도 199.6%을 기록하는 등 실적과 건전성 면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영업 수익 기반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KD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2017년 3조 2,973억원, 2018년 2조 9,015억원, 2019년 2조 7,241억원, 2020년 2조 6,906억원, 지난해 2조 4,702억원 순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 역시 걸림돌이다. IFRS17 체제에서 저축성보험은 보험료가 수입이 아닌 부채로 인식돼 최근 생보사들은 판매를 자제하고 있는데 KDB생명의 경우 과거 고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만큼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금리 인상을 포함한 대내외 여건들로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KDB생명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한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새 회계기준 도입 시 이러한 평가가 완전 뒤바뀔 수 있는 만큼 매각작업이 순탄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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