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한화·롯데손보 등 수요예측 부진

<이미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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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진행하는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연 6%가 넘는 금리에도 향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기관들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 20일 63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13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10년 만기에 발행 후 5년째 되는 연도에 기관들이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콜옵션이 달려 있으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 ABL생명과 주관사단은 추가 청약을 통해 오는 29일 전까지 수시로 매입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ABL생명은 올해 6월말 기준 210.3%의 안정적인 지급여력비율(RBC)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4일 이뤄진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850억원 중 단 10억원의 매수 주문만을 받았다. 공모 희망금리는 최대 연 6.50%였다. 남은 840억원 규모의 채권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절반씩 인수하게 된다.

한화손보의 자본확충 목적은 지급여력(RBC)비율 제고를 위해서다. 올 상반기 기준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135.9%로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한화손보는 RBC비율을 141.6%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한화손보는 이번 채권 발행 이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도 추진 중이다. 오는 27일에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전환우선주(CPS) 3,800만주를 발행해 한화생명으로부터 1,900억원을 조달받는다. 또 3,760억원 수준의 여의도 사옥 매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달 25일 1,4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을 실시해 97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공모희망금리를 최대 6.9%로 제시했음에도 30% 가량 미매각이 발생한 것이다. 대표 주관사는 메리츠증권, 인수단은 교보증권, DB금융투자가 맡았다.

한편, 업계에선 해당 보험사들의 신용등급이 A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향후 자본확충에 나서게 될 보험사들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ABL생명의 후순위채, 한화손보 신종자본증권, 롯데손보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0, A+, A-로 각각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이 몰리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보험사가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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