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 9년째 적자…강태윤 대표 선임
캐롯·하나손보도 상반기 각각 332억·167억원 적자

강태윤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이사,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 김재영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부터)<사진=각 사>
강태윤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이사,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 김재영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부터)<사진=각 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 탈출을 위해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전날 임시주총을 열고 강태윤 경영지원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4년 9월까지다.

강태윤 대표이사는 숭실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교보생명 입사 후 e-Business TF장부터 다양한 부문의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해왔으며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 설립 이후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디지털 경영 혁신 부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 창립부터 9년여 동안 최고경영자 역할을 수행해 온 이학상 전 대표는 임기만료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당초 5연임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교보생명 오너이자 CEO인 신창재 회장은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당시 5년 내 흑자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사업 첫해인 2013년 50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매년 적자 탈출에 실패하며 누적 적자만 1,24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약 67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강태윤 신임 대표이사는 “디지털 생명보험사로서의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디지털 생명보험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고객과 모든 시장관계자가 인정하는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캐롯손해보험도 지난 1일 글로벌 전략투자 및 디지털혁신 부문 전문가 문효일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캐롯은 3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66억원 늘어난 상황이다.

캐롯은 기업가치 1조원인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며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1,7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연내 2차 증자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또한 향후 2025년 상장을 목표로 모빌리티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확대와 IT 기술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등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지난 3월 김재영 부사장을 새 대표로 임명했다. 김 대표는 과거 하나손보의 전신이었던 더케이손보 인수를 원만하게 이끌었던 점을 인정받았다.

하나손보는 올 상반기 1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디지털 기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속속 시장이 진출하고 있어 기존의 디지털 보험사들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출범했고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한 최근 금융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디지털 손보사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든 업권에서 디지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보험시장은 아직도 설계사 중심의 대면영업이 주를 이룬다”며 “디지털 보험사들도 적자가 지속된다면 장기보험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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