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만기보유증권 잔액 64.3조원, 전년비 62% 증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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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금리인상 기조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만기보유증권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손보사들의 만기보유증권 잔액은 64조 3,163억원으로 전년 동기(39조 7,217억원) 대비 61.9% 급증했다. 지난 2020년 상반기 23조 9,108억원에 비해서는 2년 만에 40조원이나 늘어났다.

특히 자금운용 규모가 큰 만큼 대형사들의 재분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삼성화재의 경우 일반계정 내 만기보유증권 비중이 지난 2020년 말 1,34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 말에는 4조 3,826억원으로 4조원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5조 3,353억원에서 14조 7,399억원으로 9조원 이상 늘었고 DB손해보험도 3,894억원에서 8조 7,930억원으로 8조원 이상 급증했다. KB손해보험 역시 8조 7,419억원에서 13조 371억원으로 4조원 이상 늘었다. 2020년 만기보유증권 비중이 없었던 메리츠화재도 올 6월 기준 6조 2,627억원까지 규모를 늘렸다.

반대로 매도가능증권 비중은 줄고 있다. 2020년 6월 말 기준 149조 3,910억원 수준이었던 손보사들의 매도가능증권 비중은 2년 후인 올해 6월엔 116조 7,539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손보사들의 만기보유증권 비중이 올라가는 것은 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평가손익이 줄어 지급여력(RBC)비율에 악영향을 주는 매도가능증권과는 달리 취득원가와 이자수익만을 인식해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함께 금융자산에 대한 기준도 IFRS9로 바뀌는 점도 채권을 재분류한 배경으로 꼽힌다.

IFRS9이 도입되면 금융자산의 분류 기준이 더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바뀐다. 현재 기준 아래선 보험사들은 지분상품(주식)과 채무상품(채권)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목적과 의도, 능력 등 다소 주관적인 분류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IFRS9에선 지분상품과 채무상품을 엄격하게 분류한 다음 채권을 ‘사업모형’과 ‘계약상 현금흐름’이란 객관적인 기준으로 구분한다. 이에 현 시점에선 보유의도에 따라 채권의 분류, 재분류가 가능하나 IFRS9 체재 하에서는 임의분류가 어려워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매도가능금융자산의 평가손실 발생을 줄이기 위해 재분류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에 IFRS17과 IFRS9이 도입될 경우 채권재분류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매도가능, 만기보유 계정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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