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뛰어넘는 美 CPI 발표
연준 1%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하반기 채권 운용 고심 커져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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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시장의 기존 전망을 웃도는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 인상)급의 금리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어 증권업계가 채권 자산 운용에 고심이다.

현지시간으로 13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CPI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8.3%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를 웃도는 결과다. 이 같은 결과로 시장에선 인플레가 심각하고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8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강력하고 즉각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포함한 매파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바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3% 상승해 예상치 6.0%를 상회했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예상치 0.3%를 크게 상회했다”며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FOMC 회의에서 100bp 인상 가능성이 30%를 넘었고 11월 FOMC 회의에서 75bp 인상 가능성은 50%를 넘는 등 경기 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치 하락이 예상돼 하반기 채권 운용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실적 통계치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실적에서 전체 채권 관련 손익은 1조 412억원 손실을 내 전분기 1조 3,651억원 손실 대비 손실 규모는 감소했으나 상반기 전체 2조 4063억 손실로 전년 1조 315억 흑자 대비 333.3%의 감소해 증권사 실적하락을 이끌었다.

실제 지난 증권사별 실적에서 다수의 증권사들은 채권 운용에서의 손실이 실적하락을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채권 운용 손실로 인해 전년 동기 1,700억원에 이르렀던 운용 부문 전체 손익이 876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하나증권도 이번 2분기 채권 운용을 포함한 트레이딩 부문에서 1,244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고 KB증권 또한 1,113억원 상당의 상품 운용 손실을 냈다. 이외 NH투자증권이 739억원, 키움증권이 629억원, 대신증권이 311억원, 삼성증권이 188억원 등 채권을 비롯한 상품 운용에서 손해를 봤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운용 환경은 훨씬 나아졌다"면서도 "다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변동성도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채권 매매평가손실 축소 등으로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 보다 개선될 전망이지만 분위기 반전 여지는 크지 않다"며 "여전히 매파적 태도가 이어지고 투자금융(IB) 부문 성장 둔화와 보유자산 손실 인식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업황 개선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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