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현대카드, 협상 마무리 단계
편의점, 대형마트 중심 도입 전망

'아이폰 14 프로' <사진=애플>
'아이폰 14 프로' <사진=애플>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이르면 연말 국내 도입될 전망이다.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과 간편결제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담은 계약 협상을 마무리 중에 있다. 현대카드는 시스템 및 NFC(근거리무선통신) 사용 가능 단말기를 개발하고 연말부터 애플페이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애플페이가 연말 국내에 도입될 경우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점, 편의점, 일부 프랜차이즈 등 제한적인 사용처에서 우선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기업들을 중심으로 NFC 호환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NFC는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실물카드가 없어도 NFC 호환 단말기에 휴대전화를 대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2014년에 출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현재 70여 개국에 도입됐다. 애플은 그동안 국내 도입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접촉을 시도해왔다. 다만 애플페이에서 쓰는 NFC 기술을 적용된 단말기 보급율이 낮고, 높은 수수료 등이 조율되지 않아 성사되지는 못했다.

업계에선 이번 애플페이 도입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갤럭시 사용자와 달리 간편결제 영역에서 소외돼 온 아이폰 사용자들의 기대감이 큰데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처럼 애플리케이션을 열 필요가 없어 이용자 이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상용화에 있어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방식이다. 삼성페이의 기술원리로, 신용카드에 있는 마그네틱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은 약 6만~7만곳 수준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수요를 위해선 가맹점주는 20만원가량 들여 NFC 카드결제 단말기를 구입해야한다.

수수료 또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삼성페이는 결제수수료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반면 애플은 애플페이가 무카드거래(CNP)라는 이유로 카드사들로부터 결제 건당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단말기 교체비용과 무카드거래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수익성 도모는 어려운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은 국내 스마프폰 시장 점유율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갤럭시 시리즈의 위상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라며 “다만 애플페이 호환 단말기 보급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실효성이 떨어져 상용화엔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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