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 채권투자 매력도 높아져
증권업계 채권 판매 및 서비스 강화 나서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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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한국과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업계가 속속 채권 상품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누적 채권 매수액은 10조 8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5186억원의 약 3배를 상회했고,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4조 5,675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개인 투자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채권을 5조 992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인 2조 7,013억원의 2배 가까운 수치였다. 하지만 단 2개월여 사이에 또다시 5조원 가까이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의 채권매수 증가는 최근 미국과 한국의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식시장 불황, 상대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채권 시장의 부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동일 금리를 가정할 때 예·적금 대비 적은 세금으로 실질적인 이자소득이 더 크다"며 “개인들의 채권 매수 규모는 4월 이후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의 채권 상품 판매를 이어 가고 있는 한편 자사 MTS를 이용한 채권 거래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삼성증권이 판매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AA등급 수익률 세전 연 3.7∼4.4% 수준의 선순위채권이 8월에 1000억원어치 판매됐다고 밝혔다. 채권 가입 고객의 90%가 개인 고객이며, 그중 60대 이상이 55%를 차지했고 은퇴 후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고객 사이에서 특히 주목받았다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판매한 현대차와 기아의 회사채는 각각 200억원, 250억원 물량이 매각 개시 1분 만에 완판시켰다.

한국투자증권는 이와 같은 채권 수요 증가에 맞춰 소매채권부터 해외채권까지 다양한 유형의 상품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1년 만기(A-등급) 5% 이상인 고금리 채권을 꾸준히 발굴하고, 연 5~6%대 금리의 우량등급 후순위채 및 영구채를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라 말했다.

KB증권은 자사 MTS 마블(M-able)의 ‘금융상품 홈’ 화면을 리뉴얼 하면서 ‘오늘의 콕’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채권과 발행어음의 실전 투자법을 3분으로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부터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해외 회사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같은 개인의 채권 매수와 증권사들의 앞다툰 채권 상품 판매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어려운 증시 전망이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몰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식보다는 채권을 선호하는 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채 이외의 채권을 거래하는 크레딧 채권시장의 약세에도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강세 종목이 늘고 있다"며 "쿠폰 금리가 연 4% 수준으로 올라오자 개인 고객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권 투자가 급부상한 이유는 높은 금리”라며 “현재 시중 은행들의 정기예금의 금리가 기본 2.0~ 3.0% 후반 수준인데 채권 수수료를 차감하더라도 채권 금리는 투자자에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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