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및 리스크 관리 효과
선제적 시장 대응으로 손실 줄여
사업 다각화로 이익 극대화 도출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이 반토막이 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수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다각화로 이익을 극대화하고 불안한 대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타 증권사에 비해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58억원으로 전년대비 9.8% 증가해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세전이익도 8% 늘어난 5,943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다.

자산 건전성 부문에선 2분기 자기자본은 5조 6,3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34억원 증가해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1%를 기록했다. 증권사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1,503%로 전 분기 대비 146%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증권은 올 상반기에는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저조했지만 2분기에는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487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7.9% 증가한 3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 실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2.9% 증가한 3,213억원을 기록했다. 세전순이익은 3,542억원, 순이익은 2,635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29.9%, 33.7% 증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웃돌았다”며 “투자자산 재평가 이익 반영 덕분으로 이는 채권 평가 손실을 충분히 상쇄하는 규모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대다수 증권사의 실적이 반토막 난 가운데 이들 증권사가 우수한 실적을 거둔 비결로 사업의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선제적인 시장 대응 덕분이라는 평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불안정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기업금융(IB), 세일즈&트레이딩 등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며 “하반기에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맞서 보다 보수적인 관점으로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의 2분기 부문별 실적에서 순영업수익 3,086억 중 브로커리지 부문은 141억에 불과했으나 IB부문이 1,590억을 기록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실적 개선에 대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주요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차증권은 채권 부문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해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6월말 기준 보유 채권잔고를 21년 말 대비 14.2% 줄였다. 연간 단위로 비교하면 25.4%로 감소한 수치로 이를 통해 프레드·차익거래 등 보수적인 운용에 집중해 급격한 금리 변동에 대응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최대 자본능력을 활용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손익 구조를 달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급변하는 시장에 선제적인 대응과 리스크 관리 및 사업 다각화는 상반기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는 여타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돼 그 의미를 더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위탁수수료 수익 부분에서 전년 동기 2,873억원 대비 40.2% 감소한 1,719억원으로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2% 감소한 2,365억원, 당기순이익은 45.3% 감소한 1,891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채권 운용손실 확대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수익 감소에 이어 수탁 수수료도 축소돼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5% 감소한 2,325억 원, 순이익은 51.4% 감소한 1,82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엇갈린 증권사 실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하반기 증권업 실적 개선을 예상하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부진을 주도했던 증시 하락, 거래대금 감소, 시장금리 상승 등 3가지 요소가 하반기 중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침체 현실화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된다면 유동성 재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펀더멘털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부진이 지속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한다고 해도 3분기 이익은 2분기 대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부각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권사의 유동성 지표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IB 딜의 축소 가능성, 보유 투자자산에 대한 건전성 우려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NCR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영업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적극적인 실적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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