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차량 7,000대…외제차 다수 포함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역대급 폭우로 3일 남짓한 기간에 자동차보험에서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코로나19로 개선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손보사 12곳에 접수된 차량 침수 등 피해는 총 7,486건, 손해액은 989억원으로 추산된다. 보험 접수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앞으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손보업계에서는 이번 물폭탄 영향으로 단일 기간 보상액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9월 장마와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이 전국적으로 한반도를 휩쓸었을 때 피해건수는 이번 피해의 3배 수준인 2만1,194건에 달했다.

하지만 손해액은 1,157억원으로 이번 피해규모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사례의 경우 부유층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 등 수도권에 호우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고가의 외제차들 다수가 침수된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인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악화될 전망이다. 매년 8~10월에는 태풍, 호우 등이 잦아지면서 통상적으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5~7% 높아진다.

최근 일각에서는 70%대로 개선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이유로 연초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침수 피해 등으로 보험료 인하 압박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이번 폭우는 주로 강남 지역에 집중되면서 고가 외제차량의 피해가 두드러졌다”며 “일반적인 장마·폭우에 따른 피해보다 손해액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가입자, 사고 접수자, 침수견인차량 차주 등에게 차량 피해에 대한 대처방안, 보장내용, 보험금 신속지급 절차 등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충실히 안내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종합대응상황반을 운영하고 침수차량 임시 적치 장소도 마련 중이다.

금융위원회도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와 관련해 자동차보험 보상 등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고접수 이후 보험금 지급까지 통상 10일의 기간이 소요되나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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