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은 사상 첫 빅스텝 영향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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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생명보험사들이 공시이율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딘 보험료 인하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예정이율도 함께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0.05%p, 0.14%p 올린 2.75%, 2.55%로 조정했다.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상향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이달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40%로 0.1%p 올렸고 연금보험의 공시이율도 0.05%p 올린 2.77%로 확정했다.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공시이율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0.05%p 올려 2.35%, 2.75%로 조정했다.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이달에만 0.2%p 인상해 2.80%까지 끌어올렸다.

공시이율은 보험사들의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금 이자율에 해당한다.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적립보험금에 적용되는 만큼 공시이율이 오를 경우 보험 가입자들이 만기에 돌려받는 환급금도 늘어난다.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인상하는 이유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오름세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는 이전 1.75%에서 2.25%로 올랐다.

한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하반기 중 예정이율 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경우 최근 출시한 일부 상품에 대해 이미 예정이율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저금리 상황인 지난 2019년 예정이율을 낮추며 보험료 인상에 나선데 반해 최근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음에도 생보사들이 예정이율 인상에 소극적으로 나서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예정이율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보험사가 채권 투자 등으로 운용해 얻어질 것으로 보이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낮아진다.

금융당국도 지난 4월 보험사들에게 금리 상황을 반영해 보험료 산정체계 적정성 점검 등을 권고하며 보험료 인하를 압박했다.

상위 생보사들이 하반기 예정이율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나머지 중소형 보험사들도 동참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20년 이상의 초장기 상품을 주로 판매하다보니 보험료를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어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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