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로 증권사 이자 수익 악영향
반대매매 증가로 수급 혼탁, 낙폭 키워
"과거 흐름 볼 때 주가 반등 신호" 의견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신용융자 잔고가 52주 내 최저치를 기록하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국내 증시의 바닥 지점이 어디쯤인지를 놓고 증권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20조 3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월 8일 20조 3221억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10조 8,572억원, 코스닥이 9조 5,001억원으로 올해 초 23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1월 증시가 폭락하면서 3월부터 초 20조원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신용융자 잔고의 감소는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체결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밑으로 떨어지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걸 의미한다. 개인투자자가 140%에서 150% 사이 설정된 담보 비율에 따라 주가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질 시 증거금 부족으로 주식이 강제 청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56억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8.3%다.

최근 반대매매 증가는 지난주 코스피가 2400선을 하회하면서 두드러졌다. 지난 14일 반대매매 금액은 260억원을 웃돌았고 그 다음날 315억5,500만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이번 달 초만 하더라도 6~8%대를 유지하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3.1%까지 뛰었다.

이 같은 개인투자자의 자금 회수로 유동성이 줄어든 시장 상황에 증권가에선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하락의 ‘바닥’이 어디쯤인지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달러 강세로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쳐줬는데,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증시의 추가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더 빠져나가면 거래대금·거래량·신용지표 등 증시의 활동성이 저하되고, 이는 증권사들의 이자 수익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증시 대비 부진한 국내 증시하락에 특별한 신규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호재성 재료들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상황이 반전할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증시에 신용 반대매매로 수급이 혼탁해진 점이 장 중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말했다.

이와 관련 한편으론 이제 진짜 바닥이 가까이 왔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왔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약세 구간에서 주가의 바닥은 신용잔고 비율의 바닥과 대체로 일치했다"며 "과거 약세장 시기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율이 최고치 대비 30%가량 감소했는데 현재 하락 국면에서는 10% 감소했다. 상환 거래가 늘어날수록 매물 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가의 저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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