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공고
30일 마감했지만 면세업계 빅4 불참
“중국인 고객 수 예전 같지 않아”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서 2020년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서울 중구 을지로6가에서 2020년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면세업계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가 모두 불참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강력한 방역수칙을 시행하면서 면세점 주 고객인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들의 구매가 적은 영향이다.

3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전일 오후 6시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2~3년 뒤에는 실적이 좋을 수 있지만 지금은 면세업계 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상황이 아니고 중국인 고객들의 수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12월 공고를 내고 대기업을 대상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1곳에 대한 신규 특허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번 입찰은 흥행 실패로 마무리됐다.

우선 국내 면세점 매출이 아직 예전 수준이 아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833억원이다. 3월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2조원을 웃돌던 코로나19 이전의 70%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2019년 11월의 2조2881억원과 비교하면 60%에 불과하다.

면세점들의 월매출은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해 3월에는 1조6629억원까지 회복했으나 중국 정부가 3월 말부터 경제 수도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는 등 강력한 코로나19 저지책을 시행하면서 지난달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중국 따이공 비중이 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 비중이 83.5%에 달했으며 이중 80% 이상을 중국인 고객이 차지했다.

또 올 하반기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대거 몰린 것도 시내면세점 입찰의 흥행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입찰에 부쳐지는 인천공항 대기업 면세점은 현 사업권 기준으로 제1여객터미널의 4개 사업권, 제2여객터미널의 3개 사업권 등 총 7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2019년 매출 2조8000억원을 기록, 3년 연속으로 전 세계 공항 중에서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두바이 공항을 제칠 정도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출·입국자 수가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면세점들이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가하려 했다면 매장 위치에 대한 정보가 이미 흘러나왔을 텐데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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