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은 금리인상에 주식시장 위축 우려
IB·부동산 PF 사업부문으로 돌파구 모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려 증권업계가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26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은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 심화 조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회의 당시 성장과 물가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4월에 이어 이번 추가 인상은 충분히 예상됐던 내용이다"고 분석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25일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선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향후 두 차례에 걸쳐 FOMC에서 각각 0.5%p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한국과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증권업계는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잇달은 금리 인상은 당장 주식 담보 대출 이자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는 신용융자 이율을 인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2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7일 기준 현행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 15일 기준으로는 7.0%에서 7.25%로, 30일 기준 7.4%에서 7.65%로 올린다.

DB금융투자는 6월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 7일 기준 5.18%에서 5.38%로, 15일 기준 6.18%에서 6.38%로, 30일 기준 7.18%에서 7.38%로 올린다.

유안타증권은 고객별·기간별로 0.25%포인트씩 인상에 나섰다. 마이론실버 등급은 지난주 8.25%에서 8.50%로, 15일 기준 8.55%에서 8.80%로, 30일 기준 8.85%에서 9.10%로 올렸다. 앞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도 이율을 인상한 바 있다.

주식 담보 대출 이자율의 상승는 통상적으로 주식시장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여겨진다. 이에 증권업계는 IB와 부동산PF 사업부문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IB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실적을 방어했다. IB 부문을 담당하는 글로벌투자금융 부문이 1분기에 거둔 순이익은 69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173억원 대비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타 사업부문을 크게 압도하는 수준으로, 회사가 벌어들인 전체 순이익 1,045억원의 66.1%의 비중을 점유한다.

하나금융투자도 IB 부문에서 선전하면서 타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1분기 IB 순이익은 1,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869억원보다 65.5% 성장했다.

BNK투자증권은 위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33.8% 줄어든 92억원을 기록했지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타격이 크지 않았다. 이에 더해 지난해 5월부터 부동산 PF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1분기 금융 자문 수수료로만 593억원의 실적을 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금리인상으로 초래된 투자중개, 자기매매 및 운용 등의 사업 부문의 수익 규모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IB 부문에서 공격적인 영업과 위험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이를 통한 증권사의 성장 계획을 고려할 때, IB 부문의 주요 영업은 부동산금융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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