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 스페이스', '웨일 온' 등 웹 기반 차별화 전략 내세워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가 다음 달로 종료 예고된 가운데 네이버 웨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네이버는 ‘웨일 스페이스’ 등 웹 기술 기반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브라우저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웨일은 출시 이래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9%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9.43%를 기록하며 9% 장벽을 돌파한 데 이어 2월엔 9.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달 9.2%로 반등했다.

모바일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10.82%에서 지난 1월 12.91%, 이달 12.98%로 상승했다. 네이버 웨일은 크롬(34.97%)과 삼성인터넷(26.61%), 사파리(23.71%)에 이어 4위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 크롬이 50% 이상을 차지해 독보적 1위다. 그 다음 애플 사파리, 삼성 인터넷, 네이버 웨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인터넷 익스플로러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이 중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다음 달 서비스를 종료한다. MS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 이후 PC에 설치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비활성화되고 실행하면 자동으로 다른 웹브라우저 '엣지(Edge)'로 전환된다.

익스플로러는 그동안 보안에 취약하고 호환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며 사용자가 대거 이탈하는 등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는 추세였다. 그 사이 네이버가 개발한 '웨일'이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 웨일은 구글의 개방형 웹 브라우저 '크로미엄'을 기반으로 2017년 출시됐다. 네이버 웨일은 ‘웹 사이트 뷰어(Viewer)’로 한정된 기존 브라우저 역할에서 이용자 중심의 부가 기능을 추가해 캡쳐, 듀얼 탭, 퀵 서치, 퀵 번역 등 자체 편의 기능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크롬을 이기겠다는 포부로 당시 웨일 브라우저의 PC·모바일 점유율은 7.7%에 불과했다.

김효 네이버웨일 책임리더는 "브라우저는 사용자에게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장 기본 통로이며 웹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기술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기반 플랫폼"이라며 “3년 내 글로벌 사업자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웨일 브라우저상 응용 프로그램을 모아두고 사용자가 어디서든 설치 없이 프로그램을 실행해 일할 수 있는 ‘웨일 스페이스’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 네이버는 이 기능을 교육 분야에 접목해 이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비대면 화상회의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초,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웨일온’과 웨일 브라우저만 있으면 모바일에서 PC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그린드랍’ 등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브라우저 시장 특성상 외연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 브라우저는 단기간 점유율 상승이 어려운 제품군으로 꼽힌다. 소프트웨어·플랫폼과 달리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선택한 이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기능들과 저장 데이터가 일종의 전환 비용으로 작용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 등 해외 기업이 독식하던 브라우저 시장에 등장한 첫 토종 웹브라우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크롬이 웹 앱 생태계를 여는 전략으로 익스플로러를 추월한 것처럼 웨일 역시 국내 사용자 니즈를 반영해 브라우저 업계 장기적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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