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인앱결제강제금지법’에도 불구, 구글이 아웃링크 결제를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인앱 결제를 적용하지 않은 앱은 업데이트를 할 수 없으며 6월부터는 앱 삭제도 예고돼 있다.

구글이 정한 인앱결제 수수료 최고율은 30%, 제3자결제는 26%에 달한다. 제3자 결제방식의 경우 수수료가 4%p 줄어들지만 신용카드 및 PG(결제대행업체) 수수료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해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구글이 조성한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인앱결제 수수료 10%, 제3자결제 수수료 6%로 줄어든다. 이를 근거로 구글은 앱 개발사들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속을 살펴보면 참가를 위해 월간 1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미디어 콘텐츠 유형에 따른 특정 구글 플랫폼 및 API 통합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태블릿·폴더블 디바이스 최적화를 해야 하고 오디오북 앱용 웨어OS, 안드로이드 오토와 통합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구글의 수수료 정책 발표 이후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요금 인상을 단행하거나 검토 중이다. 웨이브와 티빙은 구독료 인상을 공지했으며 음원 스트리밍 업체 플로와 바이브는 지난달 요금을 인상했다.

콘텐츠 구매 가격 인상에 따라 이용자들의 소비가 줄어들 수 있고, 최종 부담은 창작자들이 짊어져야 한다.  콘텐츠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 플레이’는 지난해 기준 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이 약 70%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앱 개발자 입장에선 접근성과 홍보 효과를 고려했을 때 구글 플레이는 당연히 거쳐야만 하는 앱 마켓인 셈이다

구글의 결제정책을 보면 '구글 플레이 생태계'만을 고착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앱 개발자에게 결제 방식 도입을 제한시키고 수수료를 강제한다면 결국 플랫폼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과거 PC 시장에서 MS의 위상이 모바일 시대 도래와 함께 구글과 애플에게로 넘어갔듯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앱 개발사에게 앱 마켓이 필요하듯이 앱 마켓 역시 앱 개발사들의 활발한 활동이 중요하다. 구글은 거대 앱 마켓으로써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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