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항공사 분배 신청... 독점 구조 깨질 듯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정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정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몽골 노선' 재분배에 신청 가능한 국내 모든 항공사가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노선은 수요가 충분하고 단가도 비싼 '알짜' 노선으로 그동안 이어져 온 대한항공 독점 구조 역시 조만간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국제노선 운수권 배분 심의 작업에 착수한다. 운수권은 항공사가 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로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심의 결과는 늦어도 다음 주 중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배분되는 운수권은 인천~울란바토르(몽골)을 비롯해 무안~베이징(중국), 무안~상하이(중국), 양양~상하이, 청주~마닐라(필리핀), 무안~마닐라, 제주~마닐라, 대구~연길(중국) 등 총 68개 노선이다.

업계에선  ‘인천~울란바토르’ 배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노선에는 추가 배분을 신청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등 운항이 가능한 LCC(저비용항공사) 모두 신규 취항을 신청했다. 

이 노선은 지난 30년간 대한항공이 독점 취항한 노선으로 항공권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독점 구조를 해소하려 지난 2019년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추가로 운수권을 배분 받았으나, 코로나19의 발발로 실질적인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8월 몽골 항공당국과 항공회담을 개최, 여객 항공편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국가별로 주당 2500석으로 제한된 공급 규모를 올해부터 성수기(6~9월)에 한해 5000석으로 늘린다.

몽골 노선 분배에 항공사들이 잇달아 뛰어든 배경과 관련해선 수요가 높고 비행거리가 비슷한 홍콩 노선보다 운임이 두 배 이상 비싼 알짜 노선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몽골 노선 배분을 신청한 모 항공사 관계자는 “어느 노선을 신청했는지는 각 회사의 전략이기에 밝히지 않는 것이 맞지만 몽골 노선은 특수하게 모든 항공사가 신청했다고 밝혔다”며 “원래도 인기가 있는 노선이고 현재 배분되는 노선 중 단가가 높은 편이니 다들 욕심을 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선 배분 결과와 관련해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및 그 계열사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외 LCC의 운수권 확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진행 중인 만큼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또 다른 LCC에게 운수권을 배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추진되는 상태이기에 골고루 배분될 가능성이 있다”며 “합병이 완료된 것이 아닌 추진되는 단계에서 미리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규칙 평가지표’에 따라 운수권을 배분한다는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평가 기준은 지방공항 활성화 기여도, 항공기 사고, 운수권 활용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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