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2팀장
성현 산업2팀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롯데쇼핑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는다. 2020년 5월 롯데마트몰에서 롯데온을 통해 새벽배송을 처음 도입한 이후 2년여만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롯데온의 새벽배송 주문 유입량이 많지 않았다”며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차원에서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음을 대범하고 쿨하게 인정한 발언이다.

새벽배송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2015년 마켓컬리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쿠팡과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GS리테일, 헬로네이처 등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또 올해 들어서는 G마켓·옥션, 인터파크가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이번달 6일에는 티몬도 콜드체인 물류회사인 팀프레시와 협약을 맺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새벽배송을 하는 곳이 워낙 많아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심지어 마켓컬리는 지난해 대구, 부산, 울산에서 새벽배송을 도입했고 헬로네이처는 지난달 초 강원도 원주에서도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1월 새벽배송 무료배송 금액을 기존 2만원에서 4만원으로 올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섰으나 새벽배송 대신 주문 이후 2시간 안에 배달하는 바로배송을 확대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거대기업인 롯데쇼핑마저도 새벽배송 분야에선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여겼기에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새벽배송 포기를 선언하는 곳이 더 생겨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특히 오아시스마켓,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인기 업체들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새벽배송에 투입하면 이들 업체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이다.

후발주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일이다.

커진 격차는 롯데쇼핑의 뒤를 이어 새벽배송를 포기하는 2호 업체를 낳을 것이다.

그전에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다른 업체가 한다고, 시장 전망이 좋다고 무턱대고 경쟁력 없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판단이다.

냉정해야 한다.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것도 용기다. 뛰어난 경영자라면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롯데쇼핑의 새벽배송 포기는 이 시장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나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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