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배당, 사외이사 선임 건 등 의견 엇갈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조카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간 주주총회 표대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될 예정이다. 양측은 이익배당 등 주요 안건을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오전 9시 서울시 중구 시그니쳐타워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건이 상정됐다.

박철완 전 상무는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도 건의했지만, 회사 측이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기로 하며 무산됐다. 이에 박 전 상무는 별도로 사외이사 2명을 추천, 이들이 선임될 경우 간접적으로나마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요 안건 중 이익배당, 사외이사 선임 등을 두고 사측과 박 전 상무 간 의견이 엇갈렸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당 보통주 1만원, 우선주 1만 50원을 이익배당 의안으로 상정했고, 박 전 상무 측은 보통주 1만 4900원, 우선주 1만 4950원을 제시했다.

또한 금호석유화학은 박상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와 박영우 NGO 단체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 이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박 전 상무 측은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와 함상문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이와 관련 양측은 자문기관의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하며 각 측 안건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에 이어 한국ESG연구소는 금호석유화학 측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서스틴베스트를 비롯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투자관리청은 박 전 상무의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자문기관 의견이 엇갈리자 양측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주주 표심 잡기’에도 나선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1일 1500억원 규모의 소각 목적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의 주주환원 금액 규모는 매입 및 소각이 예정된 자사주와 배당 총액(2809억원)을 합산, 총 4309억원에 달한다. 이는 별도 당기순이익의 약 43.7%에 해당한다.

회사는 높은 실적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지만, 주총을 나흘 앞둔 시점에 발표한 것을 미뤄 보아 주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전 상무 측도 보통주 1만 4900원, 우선주 1만 4950원의 배당안을 제시, 주주 환심을 끌고 있다. 박 전 상무의 배당 금액 규모는 총 4184억원에 달한다.

다만 업계에선 금호석유화학이 OCI 의결권 행사에 대한 합법 판결을 획득, 이미 주총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 12월 금호석유화학이 OCI와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한 것이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OCI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나, 최근 재판부는 이를 합당한 조치로 판단 내렸다. 

한편,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 주주로 지분율은 8.53%이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10.16%가 된다. 박찬구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14% 내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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