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한미·녹십자·대웅 영업익 증가
바이오시밀러·백신·개량신약이 호실적 이끌어
유한양행·광동제약·종근당은 영업익 줄어들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지난해 대형 제약·바이오기업의 수익성이 엇갈려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녹십자 등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종근당과 유한양행, 광동제약은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연구개발비 투자와 자회사 실적, 부동산 수익 등이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편집자주]

셀트리온 연구원이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 연구원이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삼성바이오, 역대 최고 실적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753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대비 5.9% 증가한 실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1조890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 6011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21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33.0%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상승하며 견조한 매출을 기록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진단키트 매출의 증가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는 유럽에서 지난해 3분기 점유율이 각각 54%, 34%, 13%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에서 주력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며 매출 확보에 기여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은 램시마 22.6%, 트룩시마 25.4%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램시마가 10.8%, 트룩시마가 5.6% 상승한 수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주력 항체 바이오시밀러와 코로나19 솔루션 제품 매출 확대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역량 집중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53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3.5%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은 1조5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 늘어났다. 수주 확대와 3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공장 가동률 상승 및 완제의약품(DP) 판매량 증가,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444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한 128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CMO(위탁생산)부문이 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 69건을 기록했으며 4공장 선 수주 활동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 3곳과 총 5제품의 계약을 체결했다.

CDO(위탁개발)부문에서는 자체 기술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론칭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모더나 mRNA 백신의 완제 위탁생산계약을 따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의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mRNA사업을 확장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녹십자·한미·대웅, 자체개발 신약이 ‘효자’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73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47%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은 1조5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백신과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수익성이 높은 자체 개발 품목이 선전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

GC녹십자 별도 부문별로는 혈액제제 매출은 3742억원, 백신 2632억원, 처방의약품 3162억원, 소비자헬스케어 2167억원을 기록했다.

독감 백신 매출이 2297억원을 기록, 작년 대비 38%에 달하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미약품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2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대비 160.1% 급증한 실적이다.

매출은 1조2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811억원으로 368.9% 늘어났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개량·복합신약의 지속적 성장과 중국법인(북경한미약품)의 고성장, 작년 11월 앱토즈사와 체결한 신규 기술수출 계약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주요 개량·복합신약들도 주역이다. 아모잘탄 시리즈와 로수젯, 에소메졸의 처방액은 각각 1254억원, 1232억원, 538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도 총 18개에 달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9억원이다. 전년 대비 423% 늘어난 성적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9.2% 상승한 1조1530억원이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31.3% 증가한 3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신약 허가를 받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의 1조1000억원 규모 기술 수출 성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법적분쟁 마무리와 수출 본격화, 전문의약품(ETC) 품목의 안정적인 성장이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 신장과 기록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을 견인했다.

ETC부문은 지난해 7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항암치료제 루피어, 고지혈치료제 크레젯 등 수익성 높은 자체 품목을 주축으로 견조하게 성장했다. 펙수클루정이 올해 상반기 출시되면 ETC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796억원으로 전년(504억원) 대비 3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보툴리눔 톡신 사업의 법적 분쟁 및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도 60% 이상 늘어났다.

제주 삼다수 <사진=제주개발공사 홈페이지>
제주 삼다수 <사진=제주개발공사 홈페이지>

유한·종근당·광동, 부동산·자회사가 ‘발목’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86억원으로 재작년보다 4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매출은 1조6878억원으로 4.2% 증가했고, 순이익은 991억원으로 47.9% 감소했다.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기술수출 수익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0년에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과 군포공장 부지 처분에 따른 이익의 급격한 증가가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2020년 유한양행은 비소폐암치료제 렉라자를 공동 개발하는 얀센으로부터 임상시험 단계와 관련해 3500만달러(약 419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고 군포공장 부지를 처분하면서 유형자산처분이익 1328억원이 순이익에 반영된 바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3435억원으로 전년 보다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66억원으로 전년 보다 2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 감소했다.

이번 수익성 감소는 일회성 비용 및 연구개발비 증가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등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를 감소했다.

특히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45.5%나 급감했다.

다만 매출은 1조338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순이익은 2020년 456억원에서 지난해 255억원으로 44.0% 줄었다.

광동제약은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계열사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익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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