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인력 100여명 투입, 각국 문화 반영

온라인으로 개최된 번역 심포지엄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온라인으로 개최된 번역 심포지엄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K-웹툰이 북미와 중화권 아세안 등에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이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의 현지화 성공 노하우를 일부 공개했다.

최근 카카오엔터는 한국문학번역원과 공동으로 ‘제2회 문화콘텐츠 번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비대면 토크쇼 형태로 열린 심포지엄은 천재이승국 채널로 잘 알려진 유튜버 이승국이 진행을 맡았으며, 이재원 글로벌 로컬리제이션팀장, 영미권 리더 레티샤(Letitia Wells), 프랑스어권 리더 미아(Mi Lee), 중화권 리더 심정(Jing Shen)&셀리나(Chia Chun Ou), 태국 리더 낫(Sutthitham Natnaree)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현지화 리더들이 함께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웹툰 현지화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의성어·의태어 사용 빈도, 존댓말 유무, 종교 등 각국 특색을 세심히 고려한 현지화는 웹툰의 세계 진출을 이끌 주요 아젠다로 불리우며, 100여명의 현지화 인력을 둔 카카오엔터는 이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카카오엔터가 공개한 인기 웹툰의 현지화 노하우를 살펴보면 작품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타이틀부터 현지화 작업이 이뤄진다.

특히 주인공이 아이템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인기를 끌고 있는 ‘템빨’의 경우 영미권 등에서 ‘Overgeared’로 번역돼 소개됐고, 대만에서는 ‘장비꾼’으로 의역됐다.

현지 정서에 맞춰 제목이 현지화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드라마까지 흥행에 성공한 이태원 클래스의 경우 일본 출시 당시 ‘롯폰기 클라쓰’로 변경됐다.

한국적 표현이나 의성어·의태어 또한 현지화를 통해 현지 문화권에 잘 접목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예를 들어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로맨스 판타지 ‘록사나: 여주인공의 오빠를 지키는 방법’은 영미권에는 ‘비극적 로맨스 소설’로 알려진 반면, 태국에는 현지에서 널리 통용되는 ‘다크 로맨스’로 소개됐다. 또 ‘이태원 클라쓰’ 주인공 박새로이의 “재벌 2세는 양아치 짓 해도 되는 거냐”는 대사는 영어로 ‘돈이 많은 부자의 자녀라고 해서 나쁘게 행동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뉘앙스의 표현으로 갈음됐다.

존댓말이 존재하지 않는 때에도 본래 대사와 상황 결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의역이 이뤄지는데, 예컨데 “반말하지 마시고”를 프랑스어로는 “무례하게 굴지마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퀭”이라는 의성어여도, 뉘앙스를 고려해 하나는 Depressed(우울한)으로 번역하고, 다른 하나는 Exhausted(지친)로 번역됐다.

이재원 카카오엔터 로컬리제이션팀장은 “현지화에는 웹툰에 깊은 애정을 가진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참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작가님이 의도하신 메시지가 글로벌 독자에게 오해 없이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독자가 돈을 내고 보고 싶은 양질의 현지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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