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완전 민영화 성공
공격적 인수합병 발판 마련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그룹 숙원 사업이었던 완전 민영화와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앞으로 비은행 부문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부분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기준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는 14.5%로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지속해서 비은행 부문을 확대한 결과 최근 수익 기여도를 40%대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도 최근 30%대까지 비은행 수익을 늘렸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실적 희비도 엇갈렸었다.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낼 때 우리금융지주는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부족한 비은행 계열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지주사로 전환된 이후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연이어 인수했다. 하지만 아직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최근 민영화로 자율 경영성을 확보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아 자본 여력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15.13% 중 9.33%를 민간에 매각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루게 됐다. 예보가 아닌 민간 주주가 최대주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인수합병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도 충분하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서 내부 등급법을 승인받았다.

내부등급법은 은행 또는 은행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우리금융은 이번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3%포인트(p) 개선돼 20조원 안팎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를 보였다. 손 회장은 지난달 비은행 부문 3개 자회사 통합이전 행사에 참석해 “그룹 출범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 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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