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영국 본사에 321억 배당
전년 219억 대비 46% 급증한 금액
직원 희망퇴직 하면서 배당은 늘려

디아지오의 제품들 <사진=디아지오 홈페이지>
디아지오의 제품들 <사진=디아지오 홈페이지>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실적 부진으로 직원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디아지오코리아가 외국계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배당은 100억원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5일 공시한 42기(2020년 07월 1일부터 2021년 06월 30일까지) 감사보고서를 통해 연차배당으로 321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21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46.3% 늘어난 금액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분 100%를 디아지오 영국 본사(Diageo Atlantic B.V.)가 갖고 있어 이 배당금은 전액 해외에 반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42기 매출은 1천932억원으로 2천억원이던 전년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200억원에서 85.0% 급증한 370억원이 됐다.

급여가 전년 대비 60억원 가량 줄고 수수료도 약 40억원 감소한 게 주효했다.

이중 급여 감소는 임직원 수 감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디아지오코리아의 임직원 수는 272명이다. 296명이었던 전년에 비해 10% 가량 줄어든 숫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6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대상은 입사 15년 차 이상 직원으로 희망퇴직자에게는 20개월치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퇴직금을 각각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며 최근 몇 년 사이 실적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990년대 연매출 4천억원을 웃돌며 호황기를 누렸으나 2010년대 들어 유흥주점 소비가 줄고 주류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3천420억원이었으나 42기에는 1천932억원으로 43.5% 급감했고 8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도 370억원으로 절반 넘게 깎였다.

하지만 영국계 대주주를 향한 디아지오코리아의 배당은 계속 이어졌다.

37기부터 이번 42기까지 디아지오코리아의 순이익 합은 1천945억원이지만 같은 기간 해외로 보낸 배당금은 이보다 1천억원 이상 많은 3천298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올해는 노조와의 임금 교섭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3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도 배당금은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 윈저, 더블유19 등 위스키와 기네스 등의 맥주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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