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미래·KB증권 등 조직개편 단행
OCIO 시장 내년 1천조원 규모 예상

증권사들이 급성장이 예상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선점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증권사들이 급성장이 예상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 선점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증권사들이 급성장이 예상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최고 경영자(CEO)가 OCIO 사업부 대표를 겸직할 정도로 힘을 싣는 회사도 있어 향후 시장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OCIO 시장은 주택도시기금 40조 원, 고용·산재보험기금 28조 원, 연기금투자풀 20조 원 등 총 100조 원 규모에 달한다. 자산운용사가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0%는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다.

OCIO는 연기금, 재단, 거액자산가 등 금융자산을 전부 또는 일부 위탁받아 일임 형식으로 운용하는 서비스다. 저금리 기조와 불완전판매 이슈 등 영향에 공기업, 대학교, 재단, 일반법인의 고유자금이 OCIO로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OCIO는 자산운용사의 영역으로 여겨졌으나 투자일임업 자격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내년부터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가 도입되면 시장이 10배 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도 OCIO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기관자금 운용 자문과 지원 기능을 담당할 OCIO 사업부를 신설해 기존 OCIO영업 및 기획을 담당하던 기관영업본부 등 유관 조직들을 산하로 편제했다. 또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OCIO 사업부 대표를 겸직하면서 OCIO 사업의 중요성을 표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업계 처음으로 OCIO 스쿨을 신설한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OCIO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신설하고 기존 OCIO솔루션팀을 멀티솔루션본부 산하로 이동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신설한 기금운용팀은 공적 기금을 유치한 후 전담운용사로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담당할 계획이다. OCIO컨설팅팀은 기금 유치 후 자문과 기획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멀티솔루션본부로 배치한 OCIO솔루션팀은 마케팅을 전담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민간기업들을 적극 공략하며 OCIO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지난해 7개 OCIO 형태로 5천400억원을 유치, OCIO 총 운용 규모(지난해 말 기준)는 15조7천329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도 지난 2019년 OCIO운용부를 신설하고 기관자금 운용 전문인력을 추가 배치해 OCIO 자금을 전담 운영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한국거래소 고유자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900억원 자금 유치에도 성공했다.

업계에선 내년 4월에 시행 예정인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가 시장 확대의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OCIO 시장을 다수의 중소형 자산보유자로 확대해 시장을 두텁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OCIO 시장은 수요와 공급 양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은 OCIO 시장 활성화와 위탁운용사들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 인력 규모와 일반 운용 역량, 리서치, 대체 투자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어 조직 강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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