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플래티어·맥스트 따상 성공
크래프톤 공모가 하회 굴욕, 16% 하락
"대어급 상장주 대박 흥행 공식 깨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IPO(기업공개) 슈퍼위크가 막을 내린 가운데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가 청약흥행에 이어 상장 직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높은 공모가로 부담이 큰 대형주보다 알짜 중소형주에 투자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크래프톤은 대형주 이름값이 무색했다는 평가였지만 원티드랩, 플래티어, 맥스트 등 중소형주는 흥행에 성공했다.

원티드랩의 경우 지난 2~3일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1731.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5조5천292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상장 첫날이었던 11일 공모가 3만5천원의 2배인 7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9만1천원)를 기록해 ‘따상에 성공했다.

플래티어도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여섯 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경쟁률은 2498.8대1을 기록했고 최종 청약 증거금은 6조1천846억원으로 집계됐다. 12일 코스닥 상장 첫날 플래티어의 시초가는 공모가 1만1천원의 2배인 2만2천원로 형성돼 상장 직후 상한가로 마감해 '따상'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맥스트는 무려 ‘따상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사흘 연속 상한가)을 달성했다.

이밖에도 HK이노엔, 오비고, 큐라클 등도 상장 당일 시초가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크래프톤은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대어급 이름에 먹칠을 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크래프톤은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일반 청약경쟁률에서 7.79대 1에 그쳤다. 청약 증거금도 5조358억원에 불과해 같은 날 일반청약을 마친 원티드랩의 청약증거금(5조5천291억 원)에도 못 미치며 체면을 구겼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공모가(49만8천원)대비 9.94% 낮은 44만8천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공모주에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부터 손해를 봤다. 현재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 대비 16.1%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여러 공모주를 거치면서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과 업황에 따라 관심을 보이는 것과 공모가가 너무 높아 청약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어급 공모주 상장이 따상 또는 높은 수익률로 연결된다는 공식이 깨졌다"며 "투자자들은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사업의 성장성이나 재무 건전성을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경쟁률이 상장 후 수익률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신규 상장한 기업들은 대부분 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면서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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