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농심, 라면값 각각 11.9% 6.8% 인상
소비자단체협의회 “소맥분·팜유 가격 하락”
협의회 “원재료 가격 낮을 땐 가격 안 내려”

고객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객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라면 가격을 올린 오뚜기와 농심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원재료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광고비 절감 등으로 회사의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으로 대처해 많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심이 이번달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 다.

농심은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의회는 농심의 설명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농심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소맥분값은 2012년은 전년 대비 6.2% 상승하다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내려갔다”며 “연도별로 보면 2013년 -19.6%, 2014년 -2.3%, 2015년 -20.3%, 2016년 –13.3%다”고 설명했다.

이어 “팜유 역시 2016년(11.4%)을 제외하고는 2012년 -13.1%, 2013년 -18.2%, 2014년 -16.0%, 2015년 -11.0%로 4년 연속 평균 14.6%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세도 과거에 비해 낮은 상태다.

올해 1분기 소맥분과 팜유 가격은 원재료 상승 폭이 가장 높았던 2011년에 비하면 각각 8.5%, 14.0% 낮은 수치라는 게 협의회의 분석이다.

반면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기간 동안 농심의 라면 가격 인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협의회는 “총비용(원가 및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의 변동은 크게 없었으며 지난해 매출 12.6% 늘고 영업이익률은 2.71%포인트 증가해 원가와 판관비 증가폭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달 22일에는 오뚜기의 라면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

앞선 지난달 15일 오뚜기는 8월 1일부로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협의회는 “소맥분 및 팜유의 수입가격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하락 추세”라며 “소맥분은 지난해 kg당 326원으로 2012년에 비해 18.0% 하락했으며 수입가격이 가장 비쌌던 2013년과 비교할 때는 22.0% 낮다”고 전했다.

또 “팜유 역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3.9%로 감소했다”며 “지난해 가격은 813원으로 전년 대비 26.8% 상승했지만 2012년(1천163원)에 비하면 오히려 30.1%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갈 때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상분의 부담을 전가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에는 곧장 기업의 이익으로 흡수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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