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게 성장한 NH·메리츠증권, 호실적 기록
증권사 관계자 "WM·IB 균형있는 성장 필요"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증권사들이 2분기 잠정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원을 다각화 한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WM(자산관리)에 쏠렸던 실적을 부동산PF, IPO(기업공개)등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국내 주요증권사들은 2분기에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3천930억원, 당기순이익 2천70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 기준 전분기(2천574억원) 대비 5.1% 증가, 전년 동기(2천305억원) 대비 17.3% 증가했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IB부분에선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IPO 등이 전체 실적에 크게 견인했다. 하이브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와 엔에이치스팩19호 상장, SD바이오센서 IPO 대표주관사 등을 수행했다.

WM부문도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채널 고객자산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 수익이 성장하면서 실적에 기여했다.

메리츠증권도 영업이익이 2천3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 당기순이익은 22.2% 증가한 1천9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14분기 연속 1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은 기존 주력인 부동산PF 비중을 줄이고 리테일과 자산관리 등에서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서울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공으로 기업금융수수료가 크게 증가했고 신용공여 자금 증가에 따라 이자이익도 늘었다.

재무건전성도 좋아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 6월말 기준 1501%로 1년 전보다 112%포인트 개선됐다. 신용평가사에서 자본적정성 판단 기준으로 측정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옛 NCR)은 196%로 같은 기간 8%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선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에도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도 순항을 예고하고 있고,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에 의지했던 수익을 WM쪽으로 고르게 분포시켰다”며 “두 회사 모두 수익 다각화가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증권사도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권거래대금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여 증권사들이 다양한 수익원으로 성과를 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분기 거래대금은 1천705조원으로 1분기 2천1조원 대비 약 295조 원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1분기 33조3천505억 원 대비 18.8% 감소한 27조765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WM부문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닌 IB와 새롭게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균형있는 성장이 필요하다”며 “기존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게 다양한 이벤트와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대금 정체로 증권주의 모멘텀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주식 거래대금 정체로 조정 또는 횡보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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