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관사 공모주 인수 비율 48%로 높아
증권업계 "따상 기대 현실성 없는 일"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이 26~27일 진행되면서 서울 영등포구 KB증권 여의도 영업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이 26~27일 진행되면서 서울 영등포구 KB증권 여의도 영업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카카오뱅크 흥행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따상’(시초가격이 공모가 대비 두 배로 결정된 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은 힘들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조585조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청약 첫날인 지난 26일 하루에만 약 12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대어급 IPO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중복청약’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한 것으로 보여 청약 마지막 날인 27일 열기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따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따상’이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다는 점과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2조1천600억 원으로 이중 외국계 주관사(크레디트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배정된 규모가 1조366억 원이다. 공모 물량의 절반 수준으로 올해 상장한 대어급 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로 인해 외국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차익 실현 물량이 빠르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외국계 주관사의 공모주 인수 비율이 높을수록 외국인의 미확약 비율도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외국계 주관사 인수 비율도 높다는 점이 상장 첫날 급락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가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은 상당히 높다 보고 있다. 현재 희망 공모가 최상단(3만9천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무려 18조원이다.

여기에 상장 당일 카카오뱅크가 시초가 2배인 7만8천원으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할 경우 카카오뱅크 주가는 10만1천400원, 시총은 45조원이다.

이는 국내 1·2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약23조원)와 신한금융지주(약21조원)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더 높아진다.

자산이나 영업실적으로 비교할 경우 고평가 논란은 더욱 심해진다.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447조원, 영업이익 3조1천51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와 영업이익은 각각 28조원과 1천225억원에 불과해 자산과 영업이익에서 극명히 차이를 보인다.

향후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공모가로 인해 상장 첫날 따상이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상장 종목의 기대수익률이 특별했던 몇 차례의 사례를 기반으로 다른 종목도 첫날부터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전략이다”며 “대어급 종목의 상장 첫날 주가 수익률을 공모 확정가 대비 160%(2.6배)로 기대하는 것은 오늘 삼성전자를 매수해 내일 상한가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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