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선점 도모
KT, 기업 대상 ABC 점유율 확대 모색
LGU+, 스마트항만·팩토리 구축 주력

SK텔레콤이 선보인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선보인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 <사진=SK텔레콤>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국내 통신업계가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늘려가고 있다. 주력 분야에 있어선 통신사별 다소간의 차이가 엿보인다. 각사 역량에 따라 우선하는 사업 영역이 상이한 모습이다.

국내 통신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며 도를 넘어선 보조금 경쟁 등으로 눈총을 받던 때와 달리, 다양한 분야로 진출 및 타 업종과 협업 확대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도전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장기간 축적된 IT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인 것으로, SKT·KT·LGU+ 등 통신 3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 사회 스마트 변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통신 3사가 지닌 장점 및 역량에 차이가 있다 보니 주력 분야에선 차이가 엿보인다.

국내 최다(最多)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SKT는 새로운 소셜 서비스로 급부상 중인 메타버스(Metaverse) 시장 등 개인 고객과 접점이 맞닿아 있는 사업 부분 중심으로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기간통신망을 보유 중이며 인공위성 통신을 관리 및 해저케이블 유지·보수까지 담당하는 국내 최대(最大) 통신사업자 KT는 이른바 ABC(Ai·Big Data·Cloud)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고객 확보 또한 개인보다 기업을 우선하는 모습이다. 

업계 후발 주자인 LGU+는 선두업체들과 직접 경쟁보다는 블루오션(Blue Ocean)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 회사는 전국 주요 항만 및 산단 등의 스마트 체제 구축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에서 진행한 순천향대학교 메타버스 입학식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에서 진행한 순천향대학교 메타버스 입학식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메타버스 신세계 개척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결합 시킨 3차원의 가상 세계에서 참여자는 본인을 대변하는 아바타 등을 활용해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글로벌 혼합현실(MR)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언텍트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며, 2025년에는 글로벌 MR 시장이 현재의 6배 이상인 27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T의 경우 메타버스의 성장세에 주목, 관련 서비스 도입 및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선보였다. SKT는 기존 자사 서비스인 ‘소셜VR’과 ‘버추얼 밋업’을 운영해오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MZ(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세대들의 니즈를 고려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강화해 이프랜드를 5G시대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키워갈 방침이다.

이프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메타버스 세상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간소화와 사용성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이프랜드 앱을 실행하게 되면 즉시 화면 상단에 본인의 아바타와 프로필이 등장해 현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하단에는 현재 개설된 메타버스 룸들이 리스트업 된다. 개설된 룸들을 사용자의 관심 영역 별로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프랜드는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들이 본인만의 개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아바타 종류와 감정표현 액션도 대폭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다.

이용자들은 성별, 헤어스타일은 물론 아바타의 키와 체형까지 총 800여종의 코스튬(외형, 의상 등)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버추얼(Virtual) 부캐를 만들고 다채로운 아바타들과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이프랜드 내에 대형 컨퍼런스홀·야외 무대·루프탑· 학교 대운동장·모닥불 룸 등 이용자의 니즈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한 18종 테마의 가상공간을 마련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를 가진 공간들을 지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 메타버스를 활용한 회의, 발표, 미팅 등 활용성이 다양해지는 사회적 흐름을 고려해 이프랜드 내 메타버스 룸에서 원하는 자료를 문서(PDF) 및 영상(MP4)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도 구축했다.

SKT는 메타버스 시장 확대 차원에서 지난 14일 고려대학교와 현실과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5G 메타버스 기반 캠퍼스 라이프 환경 조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프랜드를 통해 가상세계 속 영상 수업, 회의 등을 가능토록 할 계획이며,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대면 이상의 관계 형성까지 도울 예정이다. 나아가 실험·실습 등 비대면으로는 한계가 있는 일부 교과목에도 적용을 검토하며 동아리, 국제교류, 사회봉사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도 메타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SKT는 K팝 라이징 스타들과 함께 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한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언택트 시대 K팝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K팝 열풍을 이어가고, 대중의 혼합현실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KT가 BC카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 <사진=KT>
KT가 BC카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 <사진=KT>

KT, ABC 주도권 잡기 총력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Digital Platform Company)’으로 변화를 천명, ABC 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 있어 입지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으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KT는 BC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KT 클라우드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활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8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스스로 통합 관리할 수 서비스다. KT는 BC카드의 마이데이터를 수집·분석·저장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설계와 구축을 맡게 됐다.

KT는 BC카드가 클라우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표준개발 방법론을 적용키로 했다. MSA는 앱의 핵심 기능을 작게 쪼개 설계하는 방식으로 인프라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BC카드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빠르고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다. MSA는 구축 시스템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효율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T는 BC카드 마이데이터 구축사업을 위해 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키로 했다. KT DS, KT넥스알(NexR)과 협업해 BC카드 마이데이터 사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맞춤형 개발한 DX 플랫폼(PaaS, Platform as a Service)을 제공할 예정이다.

KT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수요 폭증에 대응, IDC 리모델링을 통한 시장변화에도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KT 남구로 IDC <사진=KT>
KT 남구로 IDC <사진=KT>

지난 5월 12일에는 서울 구로구에 ‘KT IDC 남구로’를 열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남구로 IDC는 KT의 14번째 IDC로, 335랙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남구로 IDC는 KT가 선보이는 최초의 ‘브랜드 IDC’로 주목 받고 있다. 이전까지 IDC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후 서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했다면, 브랜드 IDC는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는 IDC를 빌려 KT의 운용체계와 네트워크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KT는 소유부지에 직접 투자해 신규 IDC를 선보였으나 IDC 예약 수요가 폭증,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IDC 전략을 수립하고 첫 브랜드 IDC를 남구로에 열게 됐다.

이미희 KT Cloud/DX사업본부 상무는 “IDC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첫 ‘브랜드 IDC’로 남구로 IDC를 열었다”며, “KT IDC는 언택트, 디지털뉴딜 등 고객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 ‘최고의 디지털혁신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 신항 크레인 원격제어 <사진=LG유플러스>
부산 신항 크레인 원격제어 <사진=LG유플러스>

LGU+, 스마트항만·산단 구축 선도

LG유플러스는 모바일엣지컴퓨팅(MEC)를 활용한 공공서비스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MEC란 데이터를 백본망(Backbone network)이나 IDC까지 전송하지 않고 기지국, 교환국 등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백본망의 트래픽 부하를 줄이고 특정 서비스의 지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5G 융합서비스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참여, 총 6개의 과제(항만, 산단, 시티, 국방, 캠퍼스, 헬스케어) 중 주요 3개 과제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LG유플러스 5G MEC 서비스가 제공되는 대표적인 곳은 부산항과 광양항으로 혹독한 작업환경을 가진 기존 항만을 스마트 항만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서호전기·고등기술연구원 등과 LG유플러스만의 저지연영상전송 솔루션을 적용해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항만 물류 솔루션 제공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부산항 감만부두에 5G 원격제어 야드크레인을 구축한 바 있는 LG유플러스는 부산신항에 자동 물류창고와 디지털트윈 기반 초정밀 위치정보 솔루션까지 제공해 국내 자동화 항만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부산신항과 광양항 서부 컨테이너 터미널에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를 확대 구축하고, 5G를 기반으로 동원그룹 계열 물류회사인 비아이디씨 물류센터 내에 러셀 로보틱스와 함께 국내 최초 무인 3방향 지게차와 AGV(Auto Guided Vehicle, 무인운반차)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5G MEC 개념도 <사진=LG유플러스>
5G MEC 개념도 <사진=LG유플러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올해 울산과 여수 소재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를 적용하고, 내년부터 인천·서산 등 전국 10여개 국내 산업단지에도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스마트산단에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적은 지연시간에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넓고 복잡한 산업단지 현장을 관리하고, AI로 사고를 예방하고 위험을 진단하는 ‘AI 선도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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