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냄출판사/ 구효서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도라지꽃 피는 계절, 강원도 평창의 한 펜션에서 생의 기운이 가득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가슴 먹먹한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저자의 ‘슬로 & 로컬 라이프’ 소설문학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서 그 의미가 깊다.

저자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을 배경으로, 음식과 꽃나무를 매개로 하는 경장편 작품들을 꾸준히 써낼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찐한 인생의 사연들과 의미를 경쾌하고 맛있게 차려냄으로써 독자들이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전하고자 한다.

보라색 도라지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비틀스의 음악과 파두가 흐르는 애비로드에서 주인인 난주는 ‘돼지고기활활두루치기’, ‘곰취막뜯어먹은닭찜’ 같은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음식들을 뚝딱 차려낸다.

한번 그 맛을 본 사람들은 마음마저 치유되며 오래도록 이곳에 머물고 싶어한다.

그녀에게는 곧 만 여섯 살이 되는 딸 유리가 있는데, ‘어른 유령’이 몸속에 들어간 듯한 조숙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놀래키지만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친구로 만들어버리는 소녀다.

단골 손님 서령과 이륙 부부, 미국에서 건너온 노년의 정자와 브루스 부부가 애비로드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