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금융부 기자
이승용 금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IPO(기업공개)광풍이 올해도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어급 IPO가 실시되면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과 개인투자자 공모주 청약 경쟁률 기록도 경신되고 있다.

공모주를 사면 대박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책정된 공모가가 과연 적정수준 가격인지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과도한 몸값 욕심으로 자주 부작용이 노출돼 상장 직후 주가 급락은 기본이 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어급들은 증시 입성 후 주가가 하락해 고점 대비 절반정도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어라고 불린 종목들은 하이브(빅히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SK아이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이 종목들의 상장 후 고점 대비 평균 36.6%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예정 기업에 대한 몸값 고평가는 올해와 같은 IPO 호황기에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입찰 경쟁을 진행한 기업들은 하나 같이 증권사들로부터 '조 단위' 몸값 진단을 받았다.

너도 나도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니 다소 높은 가격대(희망밴드)에서 공모를 진행해도 무리없이 청약이 완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장을 준비중인 카카오뱅크만 하더라도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최근 장외시장에서 40조원을 넘었다. 비상장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와 38커뮤니케이션에서는 10만5천원~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15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자산 규모에 비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증권가 밸류에이션은 약 10조원이었다.

최근 몸값 부풀리기 행태가 더욱 우려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IPO가 호황 일 때 몸값을 부풀려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접근하기 쉽고 건전한 IPO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당장 돈은 많이 벌 수 있겠지만 '뻥튀기'된 기업 가치로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기관 입장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수요예측 단계에서 좀 더 당국의 상장에 대한 세심한 규제 변화가 필요할 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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