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 대비 비중↑
최근 5년 새 33% 증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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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재보험 비용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재보험료 역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들의 지난해 재보험 비용은 2조2천288억원으로 전년동기(2조901억원) 대비 6.64%(1천387억원) 증가했다. 재보험비용은 지난 2016년 1조6천787억원에서 꾸준히 늘어나 5년 동안 33% 늘고 있다.

재보험은 이른바 ‘보험사를 위한 보험’으로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을 말한다. 재보험사는 보험사가 판매한 보험에 대한 책임을 같이 지는 대신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각 사별로는 중소형사들의 증가 폭이 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전년 대비 47.4% 늘어난 13억1천600만원의 재보험료를 지출했다. DB생명도 786억원에서 1천82억원으로 37.7% 증가했다.

업계 탑3의 재보험 비용도 모두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재보험 비용으로 5천293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4천428억원) 대비 19.5% 늘어난 수치다. 한화생명(1천844억원)과 교보생명(1천328억원)의 재보험 비용 역시 전년 대비 각각 4.8%, 8.8% 증가했다.

생보업계의 재보험 비용 증가는 상품 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다. 최근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있다. IFRS17에서는 저축성 보험료는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본다. 즉,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그만큼 보험사가 감당해야 할 부채가 늘어나는 셈이다. 보험사에겐 보장성 보험의 리스크가 저축성 상품보다 더 크기 때문에 재보험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올해 역시 재보험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 2월까지 재보험 비용은 1천942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848억원) 대비 5% 가량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IFRS17을 앞두고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재보험료 역시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생보업계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적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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