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된 노선 계획에 정부·정치인 규탄 나서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김포~부천 구간으로 대폭 축소된 GTX(광역급행철도)-D 노선에 대해 인천 검단·청라·영종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GTX-D 노선은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건설된다.

이는 경기도와 인천시가 건의했던 노선과 비교하면 대폭 축소된 것이다.

경기도는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남부와 하남까지 이어지는 68.1㎞의 노선을,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영종)에서 출발해 청라·가정을 거쳐 김포·검단·계양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 만나는 'Y자 노선'을 제안한 바 있다.

서울 강남까지 바로 연결되는 GTX-D 노선을 기대했던 김포·영종·검단·청라 등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올라온 GTX-D 노선 축소 반발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 청원 및 제안 홈페이지 캡쳐 >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올라온 GTX-D 노선 축소 반발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 청원 및 제안 홈페이지 캡쳐 >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판에는 GTX-D 노선 축소에 반발하는 글만 5건이 올라왔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 주민들만 교통 대책에서 소외시켰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한 청원인은 인천 검단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는 서울에 생활권을 둔 국민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검단과 한강신도시는 서울과 직결노선이 없는 유일한 2기 신도시로 이 지역 주민들은 서울 출퇴근을 위해 지옥철을 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GTX-D노선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끊어버리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실효성을 가져다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천 검단·한강신도시 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검단·한강신도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도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지하철은 물론이고, GTX와 SRT 등 직결노선이 존재하거나 계획 중"이라며 "지역간 균형발전 및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서울 지하철 직결노선 하나 없는 검단·한강신도시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연결되는 GTX-D 노선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오는 28일 각 신도시 연합회와 함께 국토부 앞 피켓 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인천 검단·경기 김포시민들로 구성된 인천 검단·경기 김포시민 비상대책위원회도 최근 GTX-D 노선 계획을 규탄하기 위해 관련 정치인들에게 '18원'을 후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시민단체는 18원을 각 정치인 후원계좌에 입금하는 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입금자 이름 대신 '민주당 아웃', 'GTX-D 원안 사수' 등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투자 규모를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GTX-D 노선을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GTX노선 개발 호재가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현재 축소된 D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 대한 집값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D 노선에 대한 반대의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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