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이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총 후 배당금 16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11년 동안 총 266억원을 기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외에 직접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캐피탈 및 미래에셋컨설팅은 재무구조가 여의치 않아 올해 배당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회장은 지난 2008년 직원들한테 편지를 보내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 한 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기부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등을 통해 장학생 육성 및 사회복지 사업에 사용된다. 현재까지 32만명의 청소년들이 혜택을 받았다.

박현주 회장의 연봉은 9억원 정도로 상여금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그룹에서 연봉 랭킹 10위 밖이다. 작년 코로나로 인해 기업들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상여를 챙겨간 다른 오너들과 대비된다.

그룹 오너들은 높은 연봉을 받고 두둑한 배당금을 챙기는게 일반적이지만 박현주 회장은 배당 대신 이익을 회사에 유보해 자기자본을 쌓아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현주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작년말 기준 1조8천175억원으로 운용사 2~4위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미래에셋을 제외한 317개 운용사 평균 자기자본 235억 대비 77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자기자본은 해외법인을 포함 시 2조2천억원이 넘는다.

자기자본은 외부에서 빌려오는 타인자본과 달리 회사에 계속 남아있는 장기자본으로 안정적인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된다. 특히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의 경우 투자 역량의 활용 및 우량자산 발굴을 위해 꼭 필요하다.

현재의 배당을 챙기기보다 자기자본을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우량 자산을 고객에게 제공해 궁극적으로 사회와 윈윈하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은 15개 지역 40여개 법인 및 사무소를 통해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벌어들이는 유일한 금융사이기도 하다. 작년 3천억원 넘는 이익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사회 지도층이 연봉은 적게 받고 기부는 많이해 기업과 사회 발전에 도모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박현주식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귀감이 되는 이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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