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수 4년 새 11.5배 급증
환리스크에 소비자 피해 우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외화보험(달러보험)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환차손 리스크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달러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감독원과 리스크점검회의를 열고 외화 장기보험에 대한 사전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험사는 앞으로 3~5년 이상의 외화보험을 판매하려면 사전 신고 후 금감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상품 개정을 위해 보험사들에게 전달한 공문에는 보험사들이 환손실 비용을 부담하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이 외화로 이루어지는 상품이다. 외화종신보험과 외화연금보험 등으로 구분되며 약 80%가 달러보험이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 유지 시 이자수익에 대한 비과세혜택 등의 장점이 있어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사의 외화보험 계약자 수는 지난 2017년 1만4천475명에서 지난해 16만5천746명으로 11.5배 급증했다.

수입보험료는 2017년 3천230억원에서 2018년 6천932억원, 2019년 9천790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엔 3분기 누적 기준 1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환율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임에도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환차익만 강조해 불완전판매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감원과 금융위는 손보·생보사의 외화보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지적하며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그간 메트라이프, 푸르덴셜 등 외국계 보험사 중심으로 판매해 왔으나 최근 국내 대형사들도 시장 진출을 검토해 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달러종신보험을 출시했고 이달에는 달러연금보험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한화·교보생명도 이달 달러보험 출시를 계획했지만 모두 잠정 보류한 상태다.

한편, 환손실 비용을 보험사가 지게될 경우 향후 보험사들의 달러보험 판매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규제가 강화되기 전 절판마케팅에 돌입한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간편가입 달러경영인정기보험' 상품의 최저가입연령을 기존 40세에서 30세로 낮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외화보험을 예의주시해 온 가운데 지난달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해 소비자 보호 기조가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외화보험의 환헤지를 보험사가 부담하게 되면 원화보험과 다를 바가 없어 사실상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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