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영등포 등 재건축 단지 상승 주도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일대 <사진=연합>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일대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10주만에 확대됐다. 4.7 재보궐 선거 후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활성 계획을 밝힌 후 특정 지역 위주로 집값 상승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값은 0.07% 올라 지난주(0.0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구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노원구로 집계됐다. 이번 주 0.17% 올라 전주(0.09%)보다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다. 상계동 중저가 아파트단지와 월계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상승폭도 주목된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가 몰린 송파구는 잠실·가락동 재건축 위주로 0.12% 올랐으며 강남구는 압구정동 재건축 위주로, 서초구는 서초·방배동 등 위주로 각각 0.10% 상승했다.

재건축단지가 몰린 목동과 여의도가 속한 양천구, 영등포구 역시 각각 0.08%, 0.07%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세부담 강화, 공급대책 영향 등으로 대체로 관망세 보였으나 압구정·잠실 등 강남권과 노원·영등포 등 최근 규제완화 기대지역 위주로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의 전용면적 99.38㎡(10층) 아파트는 이달 1일 28억원에 매매돼 작년 11월의 26억원(8층)에 비해 2억원이 뛰었다.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면적 160.28㎡도 지난 5일 54억3천만원(8층)에 팔렸다. 같은 면적이 작년 12월 42억5천만원(4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봤을때 무려 11억8천만원이 증가한 수치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79.07㎡ 역시 지난달 15일 12억4천만원(13층)에 거래돼 지난해 9월 10억4천500만원(4층)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업계에서는 2.4 대책 발표 후 소폭 둔화세를 보인 부동산시장이 재건축 단지 급등세에 또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이 민간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35층룰과 용적률 완화, 인허가권 간소화 등의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재건축 특정 지역의 선호에 따른 지역적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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