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아사히, 일본 불매운동 직격타
2년 연속 적자에 직원 구조조정
전체 임직원의 60%가 회사 떠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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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롯데아사히주류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올해 초 직원 60%를 구조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13일 공시한 2020년 감사보고서에서 “당사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2021년 2월 말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당사는 전체 약 60%의 인원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아사히주류의 임직원 수가 99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구조조정으로 약 6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19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전년 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매출은 173억원이며 순손실은 12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623억원) 대비 72.2% 급감했고 순손익은 2년 연속 적자다. 특히 매출은 1천247억원에 달했던 2018년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그룹이 지분 절반씩 보유한 곳으로 국내에 일본 아사히맥주를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당시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후 우리 국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맞섰다.

이에 아사히맥주의 매출은 급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아사히맥주의 지난 2019년 3분기 매출은 139억원이다. 그해 2분기 454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실적이다.

이에 따라 아사히맥주의 매출 순위는 지난 2019년 2분기 4위에서 같은해 3분기 12위로 내려앉았다.

2019년 전체를 봐도 일본 맥주는 수입액이 급감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49.2% 감소하면서 3천976만달러(464억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본 맥주는 중국(4천346만달러·507억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3위인 벨기에(3천862만달러·451억원)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도 일본 맥주는 판매가 급감했다.

편의점 CU에서 일본 맥주의 매출은 지난 2019년 7월 전년동기 대비 52.2% 감소했으며 그해 8월에는 감소폭이 88.5%로 더 늘어나더니 9월에는 92.2%로 90%를 돌파했으며 12월에는 감소폭이 93.8%로 한층 확대됐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66만8천달러로 전년보다 85.7% 줄었다.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8년 7천83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9년 3천975만6천달러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 더 쪼그라들었다.

일본 맥주는 2018년만 해도 수입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2위인 중국 맥주(4천91만2천달러)의 거의 두 배였다.

하지만 2019년 수입액이 4천만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중국 맥주(4천345만5천달러)에 역전당해 2위로 내려왔고 지난해에는 9위까지 떨어졌다.

전망도 어둡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가 인기를 끌고 있고 올해는 오비맥주도 카스를 전면리뉴얼하고 쌀로 만든 맥주인 한맥을 출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탓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테라가 인기를 얻고 있고 카스도 리뉴얼된 상황에서 수제맥주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며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일본 맥주가 예전과 같은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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