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에 롯데·이마트·SK·MBK 등 참여
거래액 20조 넘어…“도전자 더 많을 수도”
매각 성사되면 온라인 쇼핑몰시장 격변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주요 유통업체와 IT업체, 사모펀드 등이 대거 뛰어들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곳이다.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다. 이에 따라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이 격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와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의 메인화면. <사진=성현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와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의 메인화면. <사진=성현 기자>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이 주관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카카오는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이베이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사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한다”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비즈니스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 할 수 있는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매각 추진으로 해석했다.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00년 국내에 진출해 현재 지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지마켓과 옥션은 국내 오픈마켓 1·2위 업체다.

외부에 공개된 가장 최근 실적은 2018년 자료다. 주식회사로 운영되던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9년 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되면서 외부감사와 실적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2018년 매출은 9천811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85억원이다.

2018년 카드 결제액은 15조5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온라인쇼핑몰 중 쿠팡에 이은 2위권이다. 매각 가격은 5조원 가량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말 그대로 격변기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16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지분 교환은 2천500억원 규모다. 이마트가 1천500억원, 신세계백화점이 1천억원이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맞교환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까지 네이버와의 주식 맞교환에 나서면서 네이버와 신세계·이마트 동맹은 상품 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11일 첫 거래된 쿠팡의 시총은 886억5천만달러(약 100조2천63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549조원)에 이어 한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쿠팡은 공모가 기준으로 한국 기업 중 3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첫 거래에서 SK하이닉스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국내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5조원 규모의 공모 자금을 한국 내 물류 시설 확대와 정보기술(IT) 기반 확대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롯데는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온라인 유통에서 반전을 꾀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롯데온을 책임지던 수장도 경질된 상태다.

전임인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지난달 말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조영제 사업부장은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 등의 사업을 이끌어왔으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롯데온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온을 정상화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곧 영입할 예정이다.

11번가는 미국 아마존과 협약을 맺고 공동사업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을 협력한다고 밝혔다. 11번가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또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에 따라 신주인수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홈플러스의 2020회계연도(2020년3월~2021년2월) 온라인 사업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다.

홈플러스는 꾸준한 투자와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구조 개편, 전국 단위의 배송망 확대 등을 통해 온라인 사업규모를 더 크게 키울 예정이다.

거래규모만 늘리며 영업손실을 내기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투자와 운영방식으로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꾸준히 이익을 내는 흑자구조 온라인 사업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향후 3년 내 피커 인력을 현재 1천900명에서 4천명으로,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1천400여대에서 3천200여대로 늘려 배송규모를 큰 폭으로 키울 계획이다. 전국 어디서든 고객의 자택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피커들이 가장 신선한 상품을 선별, 콜드체인 차량으로 가장 빠르게 당일배송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올해는 온라인 매출 1조3천억원을, 내년에는 1조8천억원, 2023년에는 2조4천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유력한 인수 후보로 손꼽힌 카카오는 막판에 불참으로 돌아섰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유통채널이 있지만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경쟁사인 네이버에 크게 밀린다는 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평가됐었다.

그럼에도 유통·통신 대기업은 물론 사모펀드까지 뛰어들면서 예비 입찰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본입찰 과정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참여 업체들의 실제 인수 의지가 분명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업체가 참여했을 수 있다”며 “시장판도 등을 볼 때 일단은 참여해서 한번 보자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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