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금융부 기자
이승용 금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장 시작 전 출석 체크 하겠습니다. 지금 자리에 계시면 숫자 1 눌러주세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100만원씩 더 투자하세요”, “다 같이 외쳐봅시다 영차 영차 영차” 어느 불법 리딩방(유사투자자문업체) 리더의 말이다.

불법적인 투자자문 행위가 이뤄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주간 무료체험 리딩방에 들어가 보니 우려했던 상황이 전개됐다.

말도 안 되는 테마주 추천과 급등 종목에 올라타 추가 상승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추천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이미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 상태로 가격도 높았다. 다음날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종목들이 수두룩했다. 특별한 분석이 아닌 상승한 종목 몇 개를 짚어준 것이다.

리딩방에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주린이(주식+어린이, 초보 주식투자자)기 때문에 리더의 말에 전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 리딩방의 영업방식은 무료 체험방에서 적지만 수익을 보게 해준 뒤 리딩비를 지불하는 유료회원가입을 유도한다.

적게는 연 3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주린이들의 태도다.

리딩방에 있던 수백명의 주린이들은 하나같이 “OO종목 괜찮다는데 들어가도 되나요?”, “지금 수익률이 –40%인데 언제 복구해주시나요?”, “무료방은 확실히 수익이 적은 것 같아요 유료 가입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하루에도 수백번씩 나온다. 주식에 대한 학습능력이 전혀 돼있지 않을 뿐더러 학습하고자하는 의욕도 없다. 매일같이 ‘리더님’만 찾고 있다. 이런 불법 리딩방에 의존하는 주린이들은 거액의 피해를 본 후 금융당국에 탓을 돌리곤 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소비자상담 통합콜센터인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식 리딩방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작년 4분기 5천659건으로 전년 동기(3천122건)보다 81.3% 늘었다. 올해 1월에도 2천25건이 접수돼 1년 전보다 무려 144%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자 피해 신고도 2015년 82건에서 2021 556건으로 5년 만에 약 6.8배 급증했다.

주린이들이 제대로 된 투자의식을 갖추지 못하면 금융당국이 처벌과 감시에 나선다 해도 무용지물이다. 이제 주린이들도 불법 리딩방에 벗어나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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