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저연차 직원에 안식년 신청 받아
노조 "사측, 고용유지로 포장하고 있다"
하나투어 "고용노동부에 자문 구하는 중"

3일 한국노총 전국관광ㆍ서비스연맹 하나투어 노조원이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촉구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한국노총 전국관광ㆍ서비스연맹 하나투어 노조원이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촉구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하나투어가 희망퇴직에 이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안식년을 시행하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승원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연맹 상임부위원장은 4일 “하나투어는 전 직원이 무급상태로 월급 한 푼 받지 못하는데 엊그제 갑자기 근속연수도 인정해주지 않는 ‘특별 안식년’ 휴직을 제안했다”며 “지난 2월 노동조합이 생겨나서부터 정리해고 철회 요구를 하니 특별 안식년이란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한다고 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사내 통신망 통해 이번달 9일까지 희망하는 임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특별 안식년을 시행한다고 지난 3일 공지했다. 접수 후 다음달 1일부터 바로 시행한다. 그 동안 10년 이상 근속시 1년 무급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한 안식년 제도를 저연차 직원도 9~12개월간 활용할 수 있도록 신청자를 받기로 한 것이다.

조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하나투어 직원 800~900명 정도는 원치 않는데도 퇴사를 당했다”며 “하나투어는 노사협의회만 있었을 뿐 노동조합은 없었으나 이로 인해 지난달 노동조합이 처음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있으나 모두투어도 노사와 합심해서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고용만은 유지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아 작년 3~5월 유급휴직에 돌입했으며 6월부터 일부 인력 제외한 전 직원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 누적이 잇따르자 결국 지난 1월 무급휴직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조 부위원장은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노총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또는 관련 상임위원회와 이번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3월 셋째주에는 한국노총 위원장과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내용을 중심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 사측 관계자는 “이번 노조의 요구들에 대해 회사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고용노동부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지난해 1분기 275억원, 2분기 518억원, 3분기 302억원, 4분기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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