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손해율 130%↑···생보 9곳·손보 3곳 실손 판매 중단

미래에셋생명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래에셋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보험업계가 줄줄이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 역시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해 가입 문턱을 높이는 중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달부터 자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 오는 7월 이후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3월 중 설립하는 자회사형 GA(보험판매대리점)를 통해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하지만 자사 상품이 아닌 경쟁력이 높은 타 손해보험사 상품을 취급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의 판매 중단에 따라 17개 생명보험사 중 실손보험 판매를 하는 곳은 8곳으로 줄었다.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오렌지라이프, AIA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DB생명이 판매를 중단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13개사 중 악사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 손해보험 등 3곳이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중단에 나서는 배경은 수익성 악화다. 실손보험 적자액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6조7천233억원에 달한다. 손해율 역시 130%를 넘어섰다.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모색 중이다.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단독 가입을 막아 신규가입자를 제한하고 있다. DB손해보험도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등에 실손보험 판매 지양 지침을 내렸다.

또 일정 나이 기준 이상의 고객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경우 가입자의 혈압과 혈액, 소변검사 등을 직접 실시해 가입 유무를 판단하는 방문 진단을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흥국화재와 농협손해보험은 40세 이상,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20세 이상이면 방문 진단을 거치도록 운영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자기부담 비율을 높이는 4세대 실손보험도 나올 예정이지만 손해율 악화를 막기엔 힘들어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적자를 견디기 힘든 중·소형사부터 판매를 중단하는 곳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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